갤럭시 북3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북3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뉴시안= 조현선 기자]삼성전자가 새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와 노트북 '갤럭시 북3' 시리즈 등을 공개한 가운데, 의외의 곳으로 스포트라이트가 향하고 있다다. 갤럭시 북3 시리즈가 국내 초경량 노트북의 1인자로 꼽혀온 LG전자의 '그램' 시리즈 동급 수준 제품보다 저렴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일각에서는 "사장님이 미쳤어요 수준"이라는 극찬 아닌 극찬까지 나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행사를 통해 갤럭시 북3 시리즈 등을 공개하고, 정식 판매에 앞서 사전 판매 일정에 순차적으로 돌입한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갤럭시 언팩을 통해 스마트폰 외에도 노트북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몇해 전부터 노트북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1년 4월 최초의 '노트북 언팩'을 열고 갤럭시 북 시리즈를 공개한 데 이어, 지난해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2'의 주인공을 노트북으로 선정했다. 스마트폰 외에도 노트북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의지다.

글로벌 노트북 시장은 코로나19 엔데믹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 역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연간 판매량이 1억8000만대에 달하는 만큼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IDC는 오는 2025년까지 노트북을 포함한 PC 시장의 연간 성장률을 3.3%로 내다봤다. 시장 침체를 고려해도 노트북의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특히 애플과 같이 기기 간의 생태계 구축이 향후 시장 공략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국내 노트북 시장에선 LG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를 벌리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보가 시급하다. 삼성전자는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 1위(37%)를 기록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비중은 1%대에 불과한 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노트북 시장 점유율 1위는 중국 레노보(24%)로, 그 뒤를 HP(22%)와 델(17%)이 바짝 쫓고 있다. 4위인 애플의 점유율은 9%대에 그치지만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 강자인 만큼 연간 성장률이 30% 안팎이다. 

지난 2일 공개된 갤럭시 북3 시리즈는 △갤럭시 북3 울트라 △갤럭시 북3 프로 △갤럭시 북3 프로360 등 3종으로 구성 됐다. 출고가는 △갤럭시 북3 울트라 347~453만원 △갤럭시 북3 프로 188~289만원 △갤럭시 북3 프로360 198~284만원 선이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 북3 울트라로 애플의 '맥북 프로'에 맞서고, 성능 대비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중무장한 갤럭시 북3 프로로 LG전자의 '그램'에 대항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중 갤북3 프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주요 경쟁사인 LG전자의 그램의 동급 수준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가성비를 자랑한다. 갤북3 프로의 가격은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 기준 159만9000원, 쿠팡에서는 161만9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여기에 쇼핑몰 카드 할인을 더하면 더욱 저렴해진다. 실제로 언팩 직후 11번가 등 일부 온라인 커머스에서는 카드 할인 적용 시 최저 119만원 수준에 구입할 수 있었다. 특히 비교 대상으로 꼽히는 LG전자의 LG그램 스타일이 현재 G마켓 등에서 238만3000원 등에 판매되는 점을 고려하면 약 80만원가량 차이가 벌어진다.

두 제품은 14인치 3K 2880x1800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인텔 코어 i5-1340P, 16GB 램, 256GB SSD 등 동일한 스펙을 지원한다. 이어 외부 연결포트 역시 썬더볼트4 2개, HDMI 1개, USB-A 1개, 마이크로SD 슬롯 1개 등으로 동일하다.

단, 최고 화면 주사율에서 갤북3 프로가 120Hz, LG그램 90Hz 수준으로 높다. 갤북3 프로는 갤럭시S 시리즈에 쓰인 것과 같은 다이나믹 아몰레드(AMOLED) 2X 디스플레이를 도입, 더 선명하고 생생한 화질을 제공한다. 반면 무게는 그램스타일이 180g 가벼웠고, 배터리는 9Wh 가량 크다. "100g에 100만원을 더 쓰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또 LG전자와는 달리 노트북과 태블릿, 모바일 등이 하나의 갤럭시 생태계로 이어지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갤북3 전 모델은 스마트폰의 메시지와 전화를 송수신하고, 스마트폰의 앱(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다. 갤북3에서 가장 최근 사용한 스마트폰 앱을 실행하면 최근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앱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삼성 멀티 컨트롤' 기능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활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제어할 수도 있고, 사진이나 파일은 '드래그 앤 드롭'으로 편하게 옮길 수도 있다. 애플이 그간 아이폰-아이패드-맥·맥북 등의 연결성을 앞세운 애플 생태계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온 만큼,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 이용 고객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갤럭시 북3 프로는 프리도스(윈도우 미설치) 버전 기준으로, 윈도우 설치 비용까지 고려하면 경쟁 제품과의 가격 차이는 줄어든다. 그러나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만큼 고스펙·초경량·초슬림과 더불어 갤럭시 생태계를 지원하는 갤북3 프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북3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16일까지 갤럭시 북3 프로 시리즈에 대한 사전 판매를 진행한다. 정식 출시일은 1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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