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사옥. (사진=뉴시스)
신한금융그룹 사옥.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다혜 기자]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3년여 만의 '리딩뱅크'의 왕좌를 탈환했다. 금융시장의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도 이같은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64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5.5%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4분기 순이익은 32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9% 줄었다. 이는 희망퇴직 비용(1450억원)과 추가 적립액(1970억원)이 반영된 결과로, 연간 기준으로는 5년 연속 최대 이익을 경신하고 있다. 

특히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자이익이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10조6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늘어났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순이익 역시 전년보다 22.1%(5506억원) 증가한 3조450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희망퇴직 비용(1450억원)과 보수적인 경기 전망을 반영한 충당금 추가 적립액(1970억원) 탓에 4분기 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9% 줄었지만, 연간으로는 2018년부터 5년 연속 최대 이익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계열사 사옥 매각 등 대규모 일회성 이익도 리딩뱅크 탈환에 힘을 실었다. 신한금융은 서울 여의도의 신한투자증권 사옥을 매각하면서 4438억원(세전)의 이익을 냈다.

일각에서는 올해에도 무리없이 상위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그간 대출 자산과 충당금을 꾸준히 모아둔 만큼 지난해 수준의 실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올해 이자이익으로 최대 실적을 낸 은행업계 모두 그간 모아둔 대손충당금에 따라 실적이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지난 연말 기준 281조3806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늘었다. 2022년말 그룹의 명목 충당금은 총 1조3057억원으로, 이중 5179억원은 코로나19 확산과 경기 대응을 위해 쌓아둔 충당금이다. 글로벌 부문 손익도 전년 대비 43%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새 수장을 맞이하는 점도 실적 상승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전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는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 정상혁 신한은행 자금시장관리그룹장을 내정했다. 그는 은행의 경영전략과 재무계획을 도맡아 온 점에서 현재와 같은 대내외 위기에 대응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특히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역시 안정적인 경영행보를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