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 캡처화면 [사진=김다혜기자]
본디 캡처화면 [사진=김다혜기자]

[뉴시안= 김다혜 기자]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기반 소셜 애플리케이션(앱) '본디'가 화제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이후 누적 다운로드 수 500만회를 넘기며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인기 앱 1위에 올랐다. 사용 리뷰만 2만3700개가 넘게 게시됐다. 

본디는 싱가포르 소재의 스타트업 '메타 드림'이 출시한 메타버스 기반의 소셜 플랫폼이다. ‘스페이스’라는 나만의 공간을 꾸미고, 친구들과 소통하는 메모를 남긴다. ‘스퀘어’라는 공간에서는 잠자는 중, 우울, 멘붕이에요 등을 보고 친구와 기분과 감정 상태를 공유할 수도 있다. 또 ‘플로팅’ 모드를 통해 내가 만든 아바타가 배를 타고 항해하면서 다른 배의 유저와 이야기를 나눈다. 또 항해 중 럭키 아이템을 발견하며 게임적 요소를 즐길 수 도 있다. 해류병을 띄우거나 주워서 익명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한다. 과거 싸이버스 '미니룸'을 닮은 듯 새로운 공간이다. 

친구 수 좁혀 표현의 폭 넓힌다

M(밀레니얼 세대)세대들의 사랑을 받은 2000년대 중후반 높은 대중성을 자랑했던 SNS인 싸이월드처럼 나만의 배경음악을 설정하고 ‘방 꾸미기’처럼 나만의 공간에 가구, 벽지 등의 인테리어를 꾸밀 수 있다. ‘일촌평’처럼 간단한 방문 기록과 메시지를 ‘메모’로 만들어 벽에 붙일 수도 있다.

친구로 추가할 수 인원을 50명으로 제한한 것도 본디의 특징이자 차별점이다. 기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달리 친구가 아닌 불특정다수가 모두 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친구에게만 서로의 공간을 공개하고, 내가 게시한 나의 상태와 일상이 선택적으로 공유된다. 플로팅 기능으로 항해하며 모르는 사람과의 소통도 가능하다. 항해 중에 해류병을 던져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사진 등을 누군가에게 보낼 수 있다. 

본디 스페이스(왼쪽), 플로팅(오른쪽) 캡처화면 [사진=김다혜기자]
본디 스페이스(왼쪽), 플로팅(오른쪽) 캡처화면 [사진=김다혜기자]

이같은 인기의 바탕에는 MZ세대가 있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Z세대를 중심으로 가상공간에서 만남과 소통이 성사됐다.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인 제페토처럼 ‘아바타’를 만들어 현실을 반영한 가상 세계의 나를 만들거나 현실과는 다른 또 다른 나를 표현한다. 당초 '아바타 꾸미기'로 시작한 본디 역시 피부톤, 주근깨, 눈썹 모양부터 옷과 신발 등을 고르면서 아바타를 완성하는 식이다. 

‘찐친들의 메타버스 아지트’

MZ세대들은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에 '개성'과 '소통'을 담은 동시에 '폐쇄성'까지 함께 담은 본디에 열광했다. 싸이월드의 '파도타기'를, 인스타그램의 '인스타 스토리' 외에도 '클럽하우스' 등 그때 그시절의 인기 SNS와 게임적 요소까지 모두 담은 앱이라서다. 

김하연(26) 씨는 “앱을 이용하면서 동물의 숲이 떠올랐다”며 “다른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데 유리병 던지기나 방 꾸미기, 친구와 주고받는 대화에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가 많은 것 같다”라고 이용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김 씨와 같이 일본 닌텐도의 게임 시리즈 중 ‘동물의 숲’을 떠올리는 MZ세대들도 다수 있었다. 자신의 집을 꾸미고 내 아바타의 옷을 고르고 바다에 유리병 편지를 던지거나 줍는 것에서 공통점을 느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진행방식이 게임 내에서가 아닌 실제 유저 간의 실시간 소통과 조작으로 이루어진다는 점과 같은 유저와 게임 공간 내에서 모이기 위해서는 물리적 거리의 제한이 있었던 동물의 숲과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친구에게 받은 초대장으로 본디를 시작한 최아영(24)씨는 “연락처에 있는 모두에게 내 계정이 노출되거나 추천에 떠서 인스타그램을 이용하지 않았다”라며 평소 개인의 일상이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이 부담돼 SNS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본디는 내가 원하는 친구끼리만 이용하니까 신경쓰지 않고 마음껏 표현할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본디의 열풍 역시 한때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클럽하우스 등 색다른 콘셉트로 출시된 SNS의 인기가 오래가지 않았던 선례가 있떤 만큼,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등 다른 SNS에 '인증'하기 위한 용도로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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