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하늘을 보인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강아지 경복순(4) 양이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명한 하늘을 보인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강아지 경복순(4) 양이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다혜 기자]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가운데, '펫 보험' 가입률은 1%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적용되는 병원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 수준에 이르는 등 실속이 없다는 평가가 쏟아지면서다.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604만 가구로 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살아가고 있다. 반려 가구가 양육 과정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반려동물이 아플 때 대처가 힘들다’(13.3%)로 조사됐다. 노령견을 양육하는 가구의 비중도 전체 반려견 양육 가구 중 19%에 달했다. 반려견을 키우는 5가구 중 1가구는 노령견을 양육하는 셈이다. 이들은 ‘돌보는 비용이 많이 든다(23.7%)'는 점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노령견일수록 각종 질환에 따른 치료 비용 소모가 커지면서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9월, 정부기관 4곳이 참여하는 '펫 보험' 활성화 TF를 구성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펫 보험으로 불리는 반려동물 보험은 반려동물에 대한 의료비와 반려동물로 인한 배상책임 사고 발생액의 일부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주로 개와 고양이를 대상으로 하며 가입 연령은 생후 91일~만 8세까지다. 시중 보험 상품은 대부분 갱신형으로 3~5년 주기로 갱신된다. 갱신 종료 나이는 만 20세로 설정되어있다. 슬개골 골절 등 일부 질병을 보장하거나, 배상책임이 커지거나 가입 동물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보험료가 올라간다.

그러나 지난 10일 보험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반려동물 보험 가입률은 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저조한 가입률의 배경으로는 △반려동물 등록 △표준화된 진료체계 △청구 전산시스템 등 보험계약자·보험회사·동물병원 간의 정보 비대칭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미흡한 점 등이 꼽힌다. 진료비용 체계가 비표준적이고 동물병원마다 편차가 큰 탓이다. 또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제와 청구 전산화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지 않아 진료비 정보 비대칭이 고착화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5개의 보험회사가 전체 반려동물 보험 시장의 99.6%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점도 문제다. 특히 상위 1개사의 시장 점유율만 80%가 넘는다. 업계 경쟁이 불가능한 구조 특성상 실질적인 혜택 역시 축소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반려견 커뮤니티에서는 “보험 받아주는 동물병원 찾는 것도 일이다”며 “동물병원 거의 보험처리 안 해준다”라고 반려견 보험 가입에 회의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보험을 가입하는 대신 반려동물 치료비를 위한 적금을 드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도 꼽힌다.

소비자들이 적금을 대안으로 삼으면서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사들도 펫 적금을 출시하며 펫코노미(펫+이코노미)시장을 활성화하고 있다. 

펫 적금은 반려동물이 아프거나 상해를 입혀 병원비와 배상금과 같은 큰 목돈을 필요로 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금융상품이다. 금리는 2.3%~4.5% 수준으로, 월 저축 금액 가능 규모는 1만~50만원이다. 우대금리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유기 고양이나 강아지를 입양시  우대금리(연 1.5%)를, BNK 부산은행은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담은 펫 다이어리를 작성하면 우대금리(6개월제 : 최대 0.25%포인트 우대, 12개월제 : 최대 0.50%포인트 우대)를 제공한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