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에서 배달라이더들이 배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에서 배달라이더들이 배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배달비가 점점 오르니 이제는 아까워요. 치킨 먹고 싶으면 포장 주문해서 산책 겸 슬슬 다녀와요. 배달비로 술 한 병 더 사는 게 낫더라고요."

코로나19 팬대믹 이후 치솟는 배달비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소비자들이 하나 둘씩 배달앱을 떠나고 있다. 잇따른 고객이탈에 위기 의식을 느낀 배달업계가 배달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큰 공감은 받지 못하고 있다.

배달앱 요기요가 오는 31일까지 열흘간 '고객 배달요금 지원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요기요 앱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최소 주문 금액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식이다.

최소 주문 금액 2만원 이상 주문 시 최대 2000포인트를, 3만원 이상 주문 시 최대 3000포인트를 지급한다. 이벤트 기간 내 1인당 최대 2만 포인트까지 적립 가능하다. 적립 포인트는 4월 7일 일괄 지급된다.

요기요 뿐만 아니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도 배달비를 낮추기 위해 묶음 배달 서비스인 '알뜰배달'을 오는 28일부터 시행한다.

배민1은 한 집만 배달했다면 알뜰배달은 동선에 따라 최저묶음배달을 시행해 식당과 소비자들의 배달 비용을 낮추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사업자는 배달비로 2500~3300원(부가세 별도)만 부담하면 된다. 소비자는 주문 금액·거리·주문 시간대 등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평균 2000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배달업체가 배달비를 낮추기 위해 일제히 나서는 것은, 소비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빅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배달앱 3사의 앱 사용자 수가 2992만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배달앱 사용자 수는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배달앱 3사 사용자 수가 3586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8.5% 줄어든 수치다. 배달앱 이용자 수가 3000만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2979만명 이후 5개월 만이다. 

문제는 배달업계가 내놓은 전략이 소비자들은 물론 자영업자에게도 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알뜰배달에 관해 "묶음배송을 하면 왜 배민1을 왜 쓰냐", "그냥 배달이랑 뭐가 다르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배달앱 사용에 대해 누리꾼들은 "요즘 배달 시킬 때마다 배달앱 여러군데 배달비 비교하면서 주문한다", "요즘엔 다 포장하는 추세다", "배달비도 지우고 이제는 가게에 직접 전화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도 난감한 눈치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한 자영업자는 "소비자는 매장에서 배달비 비싸게 받아서 장사한다고 하는데, 배달대행비 기본이 부가세 포함 4400원"이라며 "거리에 따른 배달대행비 말해주면 기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배달 전문 직원을 고용했다는 자영업자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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