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가스 요금이 인상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서울 시민이 실외에 설치된 가스계량기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기 가스 요금이 인상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서울 시민이 실외에 설치된 가스계량기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 인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지난 겨울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60만원 정도였던 가스비가 80만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가스비를 줄이기 위해 난방기 사용 시간도 줄이며 누구보다 추운 겨울을 보냈던 박모씨. 여름에는 조금 숨통이 트일까 했지만 또다시 인상되는 전기·가스요금에 벌써부터 '냉방비 폭탄'을 두려워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16일부터 2분기 전기·가스요금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자영업자들의 한 숨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값이 치솟은 가운데 공공요금까지 오르자 자영업자들은 "음식 값을 올릴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6일부터 전기요금을 ㎾h당 8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가스요금은 메가줄(MJ)당 1.04원 오른다. 전기요금의 경우 올해 1분기에 kWh당 13.1원으로 역대 최고·최대폭으로 올린데 이어 2분기 또 인상했다.

이에 지난 겨울 '난방비 폭탄'으로 직격탄을 입었던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벌써부터 여름이 무섭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3년 전에는 하루종일 에어컨을 틀어도 1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180만원 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자영업자들은 "무서워서 여름을 어떻게 버텨야 하나", "올해는 바람이라도 많이 불어줬으면 좋겠다. 창문이라도 열고 있게", "에어컨 켜는 시간을 고민하는 카페 사장님도 봤다" 등의 글을 올렸다.  

특히 뜨거운 불 앞에서 요리를 해야 하는 치킨·음식점 등의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깊었다. 한 치킨집 자영업자는 "겨울은 히터 끄고 얼어죽으면 되지만 여름에는 에어컨 안 틀고 튀김기를 틀 수가 없다"며 "소상공인 전기세 감면이 생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정부는 소상공인의 냉방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전기 요금 분할 납부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정부가 냉난방비 관련해서 분할 납부제도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는 소상공인이 바라는 지원책이 아니다"라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에너지 취약계층에 포함해 지원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해마다 정부에 요청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반영되지는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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