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 K리그1 울산현대 대 FC서울 경기 때 서울 안익수 감독이 항의하다 퇴장당하고 있다. [사진=K리그/뉴시스]
지난 1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 K리그1 울산현대 대 FC서울 경기 때 서울 안익수 감독이 항의하다 퇴장당하고 있다. [사진=K리그/뉴시스]

[뉴시안= 기영노 편집위원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극단적으로 전반전 보다 후반전에 중점을 두는 전략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일본은 세계최강 독일,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전반전에는 수비위주의 플레이를 하다가 후반전에는 총공세를 펼쳐 모두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이 독일과 스페인 전에 넣은 4골은 모두 후반전에 터졌다.

독일과의 경기에서는 전반 33분 독일의 알카이 권도안에게 PK를 허용, 0대1로 끌려가다가, 후반 들어 총공세로 나섰다.

일본은 후반 들어 압박을 강화하다가 볼을 빼앗으면 독일 문 앞까지 바짝 치고 올라서며 상대의 패스 길목을 차단했고, 공을 확보하면 특유의 패스와 역습 플레이로 공세의 강도를 높여 나갔다. 피지컬에서 앞서는 독일도 일본의 끊임없는 공간침투와 일대일 돌파에 당황해 했다. 일본은 후반 30분, 도안 리츠가 동점골을 터트렸고, 후반 38분 타나카 마오의 결승골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은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는 스페인과의 3차전에 대비, 주전 선수의 절반(5명)을 뺀 채 안일하게 나서 0대1로 패해 16강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스페인과의 3차전에서 전반전은 수비위주의 플레이를 하며 알바로 모라타에게 선제골을 허용, 0대1로 밀렸지만, 후반 시작하면서 정신없이 몰아붙이기 시작해 3분 만에 도안 리츠가 동점골을 터트렸고, 6분 경 타나카 마오의 결승골로 2대1, 역전승을 거두고 E조 1위로 16강에 올랐었다.

극단적으로 전반전 보다 후반전에 중점을 둔 플레이는 지난 14일 울산 문수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울산 현대 대 FC 서울의 경기에서도 나왔다.

당시 울산은 승점 31점으로 선두, FC 서울은 23점으로 울산에 8점 뒤진 2위를 달리고 있었다. 따라서 울산이 이기게 되면 독주 태세를 갖추게 되고, 서울이 이기면 1위 2위 팀 간의 승점이 5점으로 줄어들어 앞으로 해 볼만 한 레이스가 되는 상황이었다.

서울의 안익수 감독은 2022카타르월드컵 때의 일본처럼 전반전 보다 후반전에 총력전을 펴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지난 6년 여 동안 16번 싸워 4무12패로 한번도 이기지 못한 징크스를 깨트리기 위해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전반전은 울산의 마틴 아담이 선제골을 넣어 1대0으로 앞선 채 끝났다.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서울의 안익수 감독은 무려 4명의 선수를 동시에 투입했는데, 공격의 핵 황의조, 8골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 나상호,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 그리고 주전 수비수 박수일 카드를 꺼내 들었다. 후반전에 총력전을 펴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 결과는 울산이 바코의 멀티 골로 서울을 펠레 스코어인 2대3으로 제압했다. 울산의 강한 압박수비가 서울의 예리한 공격력을 무력화시키며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홍명보 감독은 서울의 선발진과 벤치 멤버를 보고, 전반전보다 후반전에 더욱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전방부터 압박을 하는 강압수비로 서울의 공격을 질식 시켰다.

울산과 서울의 승점 차는 34대23, 무려 11점 차나 벌어졌고, 안익수 감독은 후반 6분경 심판에 강한 어필을 하다가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20일 저녁 6시 서울 상암동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질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 때 벤치에 앉을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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