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가 MZ세대의 재테크 고민방 '자린고비방'을 오픈한 지 20여일만에 이용자수가 9만여명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방에는 빚2천만원 2년 안에 갚을 수 있을까 등 젊은이들의 각종 재테크 관련 고민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토스뱅크]
토스뱅크가 MZ세대의 재테크 고민방 '자린고비방'을 오픈한 지 20여일만에 이용자수가 9만여명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방에는 빚2천만원 2년 안에 갚을 수 있을까 등 젊은이들의 각종 재테크 관련 고민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토스뱅크]

[뉴시안= 조현선 기자]'짠테크', '무지출 챌린지' 등에 이어 인기를 끌었던 이른바 '거지방'의 인기가 식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토스뱅크가 자사 '굴비적금'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이달 초 선보인 '자린고비 채팅방'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MZ세대의 실생활과 밀접한 '절약', '짠테크' 관련 고민 상담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는 지난 1일 선보인 '자린고비 채팅방의 이용자 수가 9만여 명을 넘어섰다고 21일 밝혔다. 이 기간 공유된 고민만 7천400개, 투표 수는 240만 건에 달한다.

이는 굴비적금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지난 4월 출시된 굴비적금은 고객 입금 시 천장 위 매달린 굴비가 밥상으로 조금씩 내려오는 방식으로 '자린고비'를 떠올리게 한다. 최고 금리는 연 5.0%로, 출시 2개월 만에 45만 계좌를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토스뱅크는 굴비적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자린고비 채팅방'을 열었다. 굴비적금 가입자들은 채팅방에서 자신의 금융생활과 관련된 고민을 나누고, 투표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는 등 절약 방식을 공유했다. 때론 강한 질타가, 따뜻한 격려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른바 '거지방'을 떠올리는 구조다. 거지방이란 참여자들이 서로의 소비 내역을 공개해 지출 여부에 따라 강한 비판 등을 주고받는 곳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시대를 맞이해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은 MZ세대가 주축을 이루면서 '무지출 챌린지' 등에 이어 또 하나의 문화가 됐다. 이름 모를 사람들의 거친 질타가 쏟아지지만 '거지처럼 살더라도 절약하자'라는 마음으로 모인 만큼 웃음이 주가 됐다. 서로의 소비를 진심으로 비난하기보단 웃으며 질책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갓생'을 응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다. 

실제로 자린고비 채팅방에 모인 인원들은 서로의 소비를 질타하면서도 격려를 주고받았다. 기존 거지방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운영된 것과 달리 토스뱅크가 마련한 플랫폼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가장 많은 투표수를 얻었던 ‘빚 2000만원, 2년 안에 갚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총 819명의 응답자 중 '가능하다(89.7%)'는 답변이 압도적이었다. 또 ‘20대 후반이고 모은 돈이 하나도 없는데 괜찮을까’라는 고민에는 ‘지금부터라도 모으면 된다(96.6%)’는 응원이 이어졌다. 

절약과 짠테크에 높은 관심을 갖고, '경험'을 중시하는 이들의 특성이 반영된 질문도 이어졌다. 누군가 ‘22살인데, 모은 돈 1000만 원으로 제주도 한달살기 어떠냐’고 묻자 ‘경험이다(63%)'라는 답변이 '일이나 더해라(37%)'를 제쳤다.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답변이라는 평가다. 이외에도 '매일 편의점에서 1+1 커피 구매, 과소비일까?', ‘여자 머리커트 비용 2만5000원이면 적정한가’ 등이 게재됐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자린고비 채팅방은 고객들이 일상에서 겪게 되는 금융생활과 관련된 고민을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굴비적금이 아끼고, 절약하는 행동을 독려하고 있는 만큼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응원하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자린고비' 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는 '가심비' 소비 성향을 띈 이들의 또 하나의 삶의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파이어족', '영끌족' 등 무리한 투자 열풍과 '명품런', '플렉스' 등 소비지향적인 세태가 주목받았던 것과는 정 반대의 상황이다. 기약없이 이어지는 고금리·고물가 시대,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청년들의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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