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조현선 기자］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의 2분기 실적이 하루 간격을 두고 발표하면서 희비가 교차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반면 네이버는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다.

네이버는 지난 2분기 매출은 2조4079억원, 영업이익은 3727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7%, 영업이익은 10.9% 늘었다. 커머스와 핀테크, 콘텐츠 등 주요 사업들이 고른 성과를 내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전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의 매출은 2조425억원, 영업이익은 113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4%가량 줄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연결실적에 편입되면서 외형은 성장했지만 PPA(인수가격배분) 상각비와 인건비, 투자비 등 영업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이번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양사 모두 글로벌 사업 강화 및 인공지능(AI) 서비스 고도화를 내세웠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전날 진행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초거대 AI 모델 '코GPT 2.0' 공개를 예고했다. 단, '비용 합리화'를 강조하며 출시 시점도 10월 이후로 예상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외연 확장에 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에서 '토종 플랫폼'이 내놓는 아쉬운 소식이다. 최근 챗GPT를 포함해 구글의 '바드' 등이 기능 고도화를 앞세워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검색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서다. 

반면 네이버는 오는 24일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시작으로 신규 서비스를 잇따라 공개한다. 또 대화형 AI '클로바 X' 베타 버전을 출시해 구글의 바드에 맞불을 놓겠다고 밝혔다. 오는 9월 마이크로소프트 '빙'에 대응하기 위한 '큐:'의 PC 베타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는 등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AI 사업 전략에 속도가 붙고 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진행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2017년부터 AI 인력 확보를 시작해 누적 투자금액만 1조원에 달하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수준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양사의 비용 효율화 및 AI 사업 투자에 대한 결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카카오는 주요 자회사를 중심으로 인력감축을 시행하는 등 적극적인 비용 효율화에 나섰고, 네이버도 실적이 부진한 사업의 통폐합을 진행 중에 있다. 이어 양사 모두 '안방'인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새로운 기회 발굴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