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의자 업계 1위인 세라젬에서 창립 이래 처음으로 노조가 결성됐다. 노조 측은 본사가 일방적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직무를 전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진은 세라젬이 올해 4월 선보인 마스터 V7 메디테크 신제품. [사진=세라젬]
안마의자 업계 1위인 세라젬에서 창립 이래 처음으로 노조가 결성됐다. 노조 측은 본사가 일방적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직무를 전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진은 세라젬이 올해 4월 선보인 마스터 V7 메디테크 신제품. [사진=세라젬]

[뉴시안= 박은정 기자]안마의자 업계 1위인 세라젬에서 창립 이래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결성됐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직원들의 직군을 바꾸고 임금(수수료)체계를 변경하려는 회사측의 일방통행식 경영에 맞서기위해서다. 

9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3일 대전에서 세라젬지부 설립총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노조에 가입한 세라젬 주요 직군은 △CEM(방문판매 상급관리) △HC리더(방문판매 중간관리) △HC(방문판매점검) △HP(영업전담) △SMT(설치·수리), 행정매니저(사무·경리) 등이다. 

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회사의 일방적인 조직개편·직무전환·임금체계 변경으로 일상적인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려왔다"며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세라젬에 정규직으로 3년째 근무 중인 HC 소속 김민서 씨(가명)는 "입사 초기에는 신제품 구매 고객의 집을 방문해 받는 건강관리 및 기기케어 점검수수료 비율이 높았는데 어느 순간 영업수수료(인센티브)를 높이면서 영업을 강요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세라젬은 '웰카페'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활발한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원한 음료를 마시면서 직접 세라젬을 체험해볼 수 있어 업계에서도 성공적인 영업 사례라고 평가됐다. 이처럼 웰카페라는 통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HC 부서 직원들에게 영업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씨는 "기존에는 점검수수료 비율로만 생활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영업을 하나라도 해야 월급다운 월급을 챙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더욱이 세라젬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1년간 5회(지난해 10월 기준) 제공하던 정기방문점검 서비스를 1년간 2회로 축소해 HC 직군 관계자는 물론 고객 사이에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세라젬은 상품을 렌탈·구매하는 고객 집에 방문해 정기적으로 기기케어와 건강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에 노조는 "HC의 방문점검서비스 약속을 믿고 제품을 계약한 고객들은 당연히 반발하고 현장 노동자들은 고객 클레임을 처리하느라 업무량이 늘었다"며 "나아가 방문점검 일거리가 사라지면서 점검수수료를 주수입원으로 하는 HC의 생계불안 문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세라젬을 구매한지 6개월 된 주영우 씨는 "세라젬을 하다보면 머리에 닿는 부분이 변색되는데 주기적으로 새것으로 교체해줘 서비스 만족도가 높았다"며 "이 서비스가 경쟁사인 바디프랜드와 달라 매력적이었는데 아쉽다"고 전했다.

노조는 오는 21일 HC 직군에 대한 본사 설명회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설명회에서 HC 직군의 직무형태를 대규모로 바꿀 것이라는 소문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세라젬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올랐다고 자랑을 했다"며 "세라젬 성장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직원들은 외면한 일방적인 조치에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회사 관계자는 "요즘 집에 낯선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때문에 정기방문점검 서비스를 줄이고, HC 직원들이 안정적인 임금을 챙길 수 있도록 영업수수료를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명회에 관해, 그는 "HC 직군과 관련해 새로운 형태의 'HC프로' 직군을 소개할 예정"이라며 "이 직군은 영업 중심으로 높은 영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강요가 아닌 지원자에 한해 이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라젬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약 7501억원, 영업이익 약 5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4%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 증가 등으로 2021년 대비 45.2% 감소한 506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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