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팀 네이버-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및 투자부 MOU 체결식.사진은 (왼쪽부터)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와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MOMRAH)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과 무싸드 알오테이비 차관, 투자부 칼리드 알팔리 장관, 파하드 알나임차관 등 관계자들이 MOU에 참석한 모습. [사진=네이버]
지난 3월 팀 네이버-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및 투자부 MOU 체결식.사진은 (왼쪽부터)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와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MOMRAH)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과 무싸드 알오테이비 차관, 투자부 칼리드 알팔리 장관, 파하드 알나임차관 등 관계자들이 MOU에 참석한 모습. [사진=네이버]

[뉴시안= 조현선 기자]국내 양대 포털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네이버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사 우디아라비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따낸 반면 카카오는 김범수 전 의장이 전날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조사를 받게 되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MOMRAH)로부터 수 도 리야드 등 주요 5개 도시를 대상으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의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

   이번 프로젝트는 네이버의 첫 대규모 중동 사업이다. 투입되는 자금 규모먄 약 1억 달러(약 1350억원) 이상으로 국가 전략사업인 '디지털플랫폼정부' 수출 1호 타이틀도 얻게 됐다.

디지털 트 윈 플랫폼은 도시·건물 등 실제와 동일한 3차원 가상 데이터  모델을 만드는  서비스이다.   작게는 건물 내부 공간에서 크게는 도시 전체까지 데이터화해 정밀한 공간 정보를 구축할 수 있어 스마트 시티 구현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플랫폼과 도시 계획과 모니터링, 재난 시뮬레이션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운영 과정에도 네이버가 참여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공 디지털 서비스를 네이버가 기초부터 구축하고, 서비스까지 직접  운영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유수 기업과의 기술 경쟁에서 국내 기업이 따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10cm 내외의 오차 범위로 도시 전체를 정밀하게 구현·복제할 수 있는 원천 기술부터 매핑 로봇, 데이터 처리 인프라까지 자체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 대규모 실내 공간 매핑 기술과 10년간의 3無(무중단·무사고·무재해) 노하우 등 안정적인 클라우드 역량도 주목받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주관의 '원팀코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수주 지원단에 합류해 거둔 성과다. 이는 네이버가 사우디 정부로부터 디지털 트윈·클라우드·인공지능(AI)·로봇·자율주행 등 첨단 IT기술을 보유한 기술 기업으로 평가받은 결과라는 평가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지난 1년여간 한국을 방문해 '네이버 1784' 사옥을 다녀가며 네이버의 기술 등을 현장 검증한 바 있다.  

네이버는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및 우리나라 정부와 지속적인 협 업 기회를 발굴하며, 네이버 랩스는 첨단 기술의 고도화를, 네이버클라우드는 안정적인 클라우드 기술과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등 전사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네이버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법인 설립 및 중동 지역 클라우드 리전 구축도 추진한다. 네이버의 초대규모AI 및 클라우드를 활용해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의 정책 현안을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진행 중인 논의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향 후 65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는 우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는 "건설 플랜트 수출로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진 선배들의 노 고와 땀의 가치를 깊이 새기고 있다"면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탄탄한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 2의 중동 수출 붐을 이끌어 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23일 서울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23일 서울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카카오는 창업자인 김범수 전 미래이니셔티브센서  센터장의 사법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경영지원을 총괄하는 자리에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을 선임하고, 사업관리·위기관리 영역 등의 임원을 CA협의체(공동체얼라이먼트센터)에 새로 임명해 그룹 컨트롤타워를 강화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지난 2021년 6월 네이버를 제치고 국내 시가총액 3위 기업으로 올라섰 던 과거의 영광도 옛말 이 된 셈이다.  

전날 금감원 특사경은 카카오의 SM(에스엠)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김 센터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약 16시간에 달하는 조사를 진행했다. 

카카오는 지난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 경쟁 당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인수전 당시 16만원대를 호가했던 SM엔터 주가는 11만원대 로 주저앉은 상황이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김 센터장이 시세 조정을 직접 지시했거나 보고받았을 가능성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 4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테인먼트 사무실을, 지난 8월에는 김 센터장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  수색했다. 또 지난달에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을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SM 인수전을 전면에서 지휘했던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는 지난 18일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특사경 조사 과정에서 김 센터장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되면서 카카오 와 계열사가 추진해 온 계획의 향방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는 공동체 자율 경영체제인 만큼 경영 공백에 대한 리스크는 적지만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주가 뿐만 아니라 투자 등 경영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카카오 그룹의 전체 신사업 투자를 총괄해 왔던 배 대표의 구속으로 M&A 투자 검토 사안도 '올 스톱'된 상태다. 

카카오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초거대 AI 모델 '코GPT 2.0' 모델 공개를 예고했다. 공개 시점은 10월 이후로 언급됐지만 아쉬운 시점이다. 이미 구글의 '바드' 등 해외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촉발된 시장 경쟁이 치열한 데다, 경쟁사인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시작으로 '클로바 X', '큐:'의 PC 베타 서비스를 이미 출시한 상황이라서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더욱 치명적으로 느껴지는 시점이다. 

최악의 경우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상실할 수도 있다. 지 난 2019년 카카오는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카카오뱅크 지분 16%를 매입해 총 34%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자격을 얻었다. 국내 최초로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1대 주주로 올라선 은행의 탄생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대주주(한도초과 보유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시세 조종에 관련된 처분이 배 대표와 김 센터장을 넘어 카카오 법인에도 적용된다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온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의 IPO(기업공개) 역시 연기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카카오는 첫 자체 데이터센터 '카카오 데이터 안산'이 내년 1분기 가동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 4분기 디지털 혈당관리 서비스를 국내 론칭할 계획이다. 아이센스의 연속혈당측정기인 케어센스 에어와의 연동을 통해 안정성 및 편의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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