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서비스 2년여 만에 요금제를 개편한다고 6일 밝혔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서비스 2년여 만에 요금제를 개편한다고 6일 밝혔다. 

[뉴시안= 조현선 기자]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자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인상된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은 제2의 누누티비로 발길을 옮기는 분위기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실적 악화를 이유로 계정 유료화 정책을 시행해 왔다. 남미 국가를 시작으로 미국·영국·캐나다 등 100여개국가로 확대해 적용한 데 이어 한국에서도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안내했다. 한 가구 내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할 경우 1인당 5000원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프리미엄 멤버십(월 1만7000원)을 친구·연인 등 2명과 함께 이용하기 위해서는 2만7000원을 내야 한다. 넷플릭스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19억1600만 달러(약 2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디즈니플러스도 요금제를 개편했다. 기존 월 9900원의 단일 요금제를 스탠다드(월 9900원)와 프리미엄(월 1만3900원)으로 세분화했다. 기존 단일 요금제에서 제공하던 동시접속 수와 4K 콘텐츠를 그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해야 하는 만큼 사실상 국내 서비스 이후 첫 가격 인상이다. 

국산 OTT 티빙도 내달 1일부터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요금을 인상할 방침이다. 베이직은 월 9500원으로, 스탠다드는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은 월 1만7000원으로 각각 인상한다. 또 국내 OTT 업체로는 최초로 오는 1분기 광고형 요금제(AVOD)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OTT 업계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자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용자 중 상당수가 2개 이상의 OTT에 동시 가입된 복수 사용자들인 점을 감안하면 월 구독료 부담이 최대 2배가량 커진다. A씨는 "공유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갱신할 때가 돼 확인해 보니 인당 부담금액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 놀랐다. 공유 정책까지 막히면 OTT 이용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일부 소비자들이 제2의 누누티비로 눈길을 돌린다는 점이다. 누누티비란 국내외 OTT 서비스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불법으로 무단 제공하다가 폐쇄된 사이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누누티비의 누적 접속 건수는 2021년 6월 개설 후 지난 4월 서비스를 종료할 때까지 8348만여 건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OTT 요금 인상으로 불법 사이트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시밀러웹에 따르면 불법 스트리밍 사비스 '티XXX'의 누적 접속자 수는 350만명에 달한다. 해당 사이트는 누누티비가 서비스를 종료한 후인 지난 6월 등장한 유사 사이트이다. 이외에도 또다른 불법 사이트가 활개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사이트들의 단속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은 사이트가 차단되더라도 VPN(가상사설망) 등을 통한 우회 방식을 권유하는 등 불법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박완주 의원에 따르면 한 불법 사이트는 약 두달 간 17번의 접속 차단이 이뤄졌지만 대체 사이트를 만드는 방식으로 누적 접속 건수 1900만 건을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콘텐츠 불법 유통 범죄를 전문적으로 수사하는 저작권 범죄 과학수사대를 출범시키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불법 사이트 추적 기술 개발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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