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한 북카페에서 열린 제 21차 비상경제민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한 북카페에서 열린 제 21차 비상경제민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뉴시안= 이태영 기자]윤석열 대통령의 '은행의 갑질', '은행 독과점' 등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염두에 둔 비판 발언 이후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도 상생 금융 압박에 나서는 등 금융권이 초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국민의힘 지도부까지 ‘은행 때리기’에 나서 향후 금융권의 ‘상생 금융’ 행보가 더 구체화 될지 주목된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7일 “금융당국이 중소서민금융 지원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또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은행권과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유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서민들의 주름살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시중은행들은 별다른 혁신 없이 매년 역대 최대 이익을 거두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의장은 “이에 반해 시중은행들의 중저(등급) 신용대출 비중은 감소하고 있고, 은행권이 자체 지원하는 서민금융 새희망홀씨 재원은 2019년 3조8000억원을 정점으로 매년 줄어들어서 지난해 2조3000억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또 “작년부터 대기업 대출은 늘리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은 큰 폭으로 줄이고 있다”고 했다.

유 의장은 “이렇듯 중소기업과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활동은 축소해 가면서 은행들은 300~400%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임직원은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국민들이 은행 이자 장사에 불만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유 의장은 금융당국을 향해 “지난 7월 발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 제도 개선을 면밀히 점검해주고 후속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면서 “내년 1월부터 신용대출뿐 아니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까지 갈아타기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던만큼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각별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한 북카페에서 열린 제 21차 비상경제민생회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이 일종의 독과점 상태”라며 “앉아서 돈을 벌고있고, 갑질도 많이 한다”고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의 작심발언 이후 여권의 ‘은행 때리기’는 계속 이어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은행연합회, 금투협회, 여신전문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협회 등 6개 업권 협회장과 간담회에서 "금융회사 이익 증가는 자본적정성 제고를 통해 금융안정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한 혁신 노력의 결과라기 보다는 단순히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수입 증가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경제의 허리를 지탱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줄여줄 수 있는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빚을 늘려가며 버텨왔으나 언제쯤 사정이 나아질지 기약하기 어렵다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하소연에 귀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5일 회계법인 대표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올해 은행권의 이자이익이 60조원으로 역대 최고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만 비교하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를 합친 것보다 은행권의 영업이익이 더 크다”며 “과연 은행권이 이 기업들과 비교해 어떤 혁신을 했길래 60조원의 이익을 거뒀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과 5대 금융그룹의 회장들은 오는 16일 예정된 간담회에서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지원 방안 등 포괄적인 ‘상생금융안’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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