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모델들이 '그립(Grip)'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제주도산 천혜향, 한라봉, 레몬 등을 시중가 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국산과일의 소비촉진을 위해 마련됐다. [사진=뉴시스DB]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모델들이 '그립(Grip)'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제주도산 천혜향, 한라봉, 레몬 등을 시중가 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국산과일의 소비촉진을 위해 마련됐다. [사진=뉴시스DB]

[뉴시안= 이태영 기자]디지털 유통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적응하고 소비자의 새로운 니즈에 부응하는 농식품 마케팅 전략으로 ‘라이브커머스’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6일 내놓은 이슈플러스(제8호) ‘신(新) 농식품 마케팅 전략:라이브커머스’ 보고서에 따르면, 실시간으로 제품 구매와 진행자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라이브커머스가 유통 트렌드에 부응한 새로운 농식품 판매 마케팅 수단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온라인·모바일을 활용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한 가운데, 동영상 및 개인 방송을 통한 라이브커머스 쇼핑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라이브커머스(Live Commerce)는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전자상거래(E-Commerce)의 합성어로, 소비자들이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며 상품을 주문하는 전자상거래 방식을 의미한다.

라이브커머스 거래액은 시장 형성 초기인 2020년 4000억원 규모에서 2023년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3년간 무려 25배가 증가했다.

[그래픽=한국농촌경제연구원]
[그래픽=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2년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서 실시한 라이브커머스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000명 중 57.9%(2315명)가 라이브커머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라이브커머스 이용 경험률이 가장 큰 세대는 30대(66.2%)와 40대(61.2%)로 나타났다.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주로 구매하는 상품 유형은 식품이 54.8%로 가장 많았고, 생활용품(44.0%), 의류 및 패션용품(39.5%), 농수산물(23.2%) 순이다.

라이브커머스 이용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쇼핑 플랫폼은 ‘네이버 쇼핑라이브’ 84.1%, ‘카카오 쇼핑라이브’ 54.6%, ‘쿠팡 라이브’ 47.6%, ‘티몬 TVON’ 31.7%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라이브커머스는 농식품 마케팅 채널로써 매출 증대, 고객과의 양방향 소통을 통한 밀접한 관계 형성 등 폭넓은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 크다”고 짚었다.

국내의 지난 1년(2022년 9월~2023년 9월) 농식품 부문 라이브커머스 총매출액은 1606억 원으로 파악됐다.

건강식품이 684억원(42.6%), 다이어트식품 195억원(12.2%), 냉동/간편조리식품 176억원(10.9%), 음료 173억원(10.8%)의, 축산물 112억원(7.0%) 순으로 나타났으며, 농산물은 75억원(4.7%)으로 집계됐다.

라이브커머스 소비자는 생산자인 농업인이 직접 쇼호스트로써 운영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이는 농장의 생산 현장에서 농가가 직접 라이브커머스와 유튜브 방송을 할 경우에 구매하고자 하는 농산물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크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의 상품에 대한 신뢰가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농산물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가격대는 3만~5만원 수준이며, 품질은 상등급의 품질로 파악됐다.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농산물 수출 확대 기회까지 생겨 시너지 효과도 증명되고 있다.

[그래픽=한국농촌경제연구원]
[그래픽=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촌진흥청의 지원 아래 2022년 멜론, 샤인머스켓, 홍삼 등이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시범적으로 싱가포르에 수출됐으며, 2023년 복숭아, 멜론, 곶감 등이 싱가포르에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판매되기도 했다.

보고서는 “선주문 후수출 방식의 라이브커머스 판매는 기존 바이어의 재고 리스크를 낮춰주고, 유통 과정 역시 축소해 선도 유지에 유리하다”는 강점을 강조했다.

또한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농산물 수출은 현지 소비자들이 방송을 통해 우리 농산물을 간접 체험할 수 있어 신뢰도 구축에 용이하며, 이에 따라 프리미엄 농산물 수출에 적합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

특히 라이브커머스의 상품 노출 대비 판매량인 구매 전환율은 5~10% 수준으로 일반적인 전자상거래(0.3~1%)에 비해 높아 효과적인 새로운 농식품 판매채널로서 역할이 기대된다.

보고서는 “농가 단위의 라이브커머스 판매를 위해서는 상품 및 방송 기획, 상품 홍보 영상 제작, 방송 장비 준비 등이 필요하다”며 “이에 더해 쇼호스트의 방송 진행 숙련도 등 판매자의 디지털마케팅 역량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도 주문했다.

현재 지자체를 중심으로 농가를 대상으로 한 라이브커머스 전문가 육성 교육 프로그램이 시범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향후 공공 교육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농가가 보다 라이브커머스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외에서 인기가 급상승한 K-푸드 시장을 겨냥해 지자체, 농협 등에서 선호도가 높은 상품을 대상으로 표적시장 언어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적극 제작할 필요가 있다는 것.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홍연아 부연구위원은 “라이브커머스는 매출 증대, 고객과의 양방향 소통을 통한 밀접한 관계 형성 등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고, 농가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국내·외적 농식품 판매 신장이 전망되는 만큼 기획·판매 장려를 위한 다각적인 지원책 확보 등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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