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에도 무인화기기 도입 및 무인매장‧무인편의점 등 리테일 무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GS리테일은 지난해 신한은행과 협력해 광진화양점을 '디지털혁신점포 1호점'으로 탈바꿈했다. 기존 ATM보다 고도화된 디지털 데스크와 스마트 키오스크 등을 설치해 예금, 적금, 대출 등 다양한 창구 업무를 80% 이상 처리할 수 있다. 서울 광진구 GS더프레시 광진화양점에서 고객들이 은행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팬데믹 이후에도 무인화기기 도입 및 무인매장‧무인편의점 등 리테일 무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GS리테일은 지난해 신한은행과 협력해 광진화양점을 '디지털혁신점포 1호점'으로 탈바꿈했다. 기존 ATM보다 고도화된 디지털 데스크와 스마트 키오스크 등을 설치해 예금, 적금, 대출 등 다양한 창구 업무를 80% 이상 처리할 수 있다. 서울 광진구 GS더프레시 광진화양점에서 고객들이 은행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뉴시안= 이태영 기자] # 직장인 A 씨는 20일 퇴근 후 김밥으로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 신길역 근처 무인 매장을 찾았다. 판매직원 없이 당일 식사 시간에 맞춰 만든 계란김밥이나, 샌드위치, 샐러드 등 몇 가지 품목을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 A 씨는 계란 김밥을 들고 키오스크에 신용카드를 꽂고 간단한 등록 절차를 마치고 간이 의자에 앉아 손쉽게 저녁을 해결했다. A 씨가 무인 매장에 입장 후 김밥값을 계산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여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팬데믹 이후에도 무인화기기 도입 및 무인매장‧무인편의점 등 리테일 무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반면 빠른 무인화로 인한 고용 둔화 및 디지털 격차, 데이터 프라이버시 위험 등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는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그래픽=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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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Retail)은 소매와 유통이라는 뜻으로,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판매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을 뜻한다.

21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하나Knowledge 제40호’에 게재한 ‘리테일 무인화, 임계점 다가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에도 비대면 거래에 대한 저항감 낮아지며 리테일 골목상권에도 무인화 및 셀프형 매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 민간 키오스크 설치 대수는 2022년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으며, 편의점 4사의 무인점포 수도 최근 3년간 16배 증가한 3310개에 달한다.

1인 자영업자 증가와 최저임금 상승으로 임금 부담이 높아지며 소자본 무인매장 및 완전 무인화된 스마트 편의점 등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키오스크 및 동작 파악을 위한 영상 장비 및 센서 등 매장 무인화를 위한 기술도입 비용이 저렴해지며, 리테일 무인화 및 편의점의 스마트화 추세도 지속되고 있다는 것.

[그래픽=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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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최저임금 상승 및 저숙련 인력 확보의 어려움 외에도 젊은 층의 이용 호응도 높아지며 최근에는 완전 자동화‧스마트화된 무인화 매장까지 도입 중이다”고 분석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요식업 중 키오스크 도입 비중은 2019년 1.5%에서 2022년 6.1%로 4배나 높아져 최근의 리테일 무인화 현상을 가속시키고 있다. 매장 내 서빙로봇은 2019년 50여대 수준에서 2022년 5000대, 2023년 1만1000대로 200배 증가했다.

리테일 무인화는 소형화, 효율화, 개인화된 체험을 제공한다. 정기적 이용내역과 매장 내 고객 행동데이터 등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하거나 실시간 채팅 등을 통해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 경험까지 가능하다.

[그래픽=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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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매장 내 서빙·조리 영역에 이어 배송까지 로봇의 활용을 통한 무인화가 확대되고 있다”며 “라스트마일(유통업 물류 프로세스의 최종 단계로 주문한 물품이 고객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의 혁신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이미 2016년 옥외용 자율주행 로봇 운영 관련법이 제정되며 현재 20개주에서 자율주행 로봇서비스를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보고서는 특히 무인화가 가져올 디지털디바이드, 고용 둔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편리성 증대, 인건비 절감 및 데이터 마케팅 등 경제적으로 긍정적 측면 존재하나 고용 둔화, 디지털 격차 확대 및 개인정보 노출 등 부정적 효과도 존재한다는 것.

[그래픽=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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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대의 무인화 선호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의 경우 키오스크와 같은 비대면 거래에 대한 불편함으로 상대적으로 대면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점도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무인화로 인해 실버세대 및 장애인의 디지털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도록 별도의 공간 마련이나 기술 활용, 교육 등 디지털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 강구를 주문했다.

특히 성급한 무인화로 인해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가 심화되고 AI, 로봇 등을 활용한 무인화가 진전될수록 서비스 관련 저숙련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짚었다. 고령화 및 기술발전에 따른 저숙련 인력의 고용 둔화가 불가피하며, 일자리 마련을 위한 직업능력 개발, 일자리 매칭 등 고용 충격 완화를 위한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것.

보고서는 무인화로 인해 획득되는 개인정보의 취득 및 활용과정에서 데이터 누출 및 프라이버시 침해 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기업들의 내부 통제 및 보안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래픽=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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