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정책목표 및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에는 부합한다며 지방은행의 지역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에 대해 정책적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부산은행 본점 전경. [사진=뉴시스]
지방은행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정책목표 및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에는 부합한다며 지방은행의 지역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에 대해 정책적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부산은행 본점 전경. [사진=뉴시스]

[뉴시안= 이태영 기자]우리나라 지방은행은 지역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며 수도권에 비해 소득도 낮고 밀집도도 떨어지는 지역 금융소비자들에게 질 높은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정책목표 및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에 부합한다며 지방은행의 지역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에 대해 정책적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이 13일 내놓은 ‘지방은행은 필요한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방은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성장성도 하락했다. 특히 지방은행들은 과거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지역을 대상으로 알찬 경영을 통해 시중은행보다 나은 경영성과를 보여주었으나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시중은행에 뒤처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표=한국금융연구원]
[도표=한국금융연구원]

우리나라 지방은행은 1967년부터 '1도(道) 1행'주의를 원칙으로 10개가 설립돼 운영됐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며 현재는 BNK금융지주의 자회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DGB금융지주의 자회사인 대구은행, JB금융지주의 자회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그리고 신한금융지주의 자회사인 제주은행 등 총 6개가 영업 중에 있다. 다만 올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선언으로 향후 5개만 남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지역경제의 침체,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디지털금융과 ESG경영의 확산이라는 금융환경의 구조적인 변화, 전반적인 은행산업의 경쟁 강화 및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 그리고 지역민들의 지역은행에 대한 충성도 저하 등으로 힘든 상황이다”고 우려했다.

최근 우리나라 지방은행들은 구조적인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방은행 본연의 모습을 버리고 수도권 및 해외 진출을 늘려가고 있다. 사진은 전북은행 본점. [사진=전북은행]
최근 우리나라 지방은행들은 구조적인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방은행 본연의 모습을 버리고 수도권 및 해외 진출을 늘려가고 있다. 사진은 전북은행 본점. [사진=전북은행]

특히 “이런 요인들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지방은행의 성장성, 수익성 등이 개선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에서도 어려움을 겪으며 점차 생존이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 말 현재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총자산은 카카오뱅크가 39조5000원으로 가장 크고 토스뱅크 23조4000억원, 케이뱅크 16조6000억원 규모다. 인터넷전문은행 중 규모가 가장 큰 카카오뱅크의 총자산 규모는 지방은행 중 부산·대구·경남은행보다는 작지만 광주·전북·제주은행보다는 커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를 가지고 있다.

[도표=한국금융연구원]

일반은행 총자산 대비 인터넷전문은행 총자산 비중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처음 출범할 당시인 2017년 0.4%에 불과했으나 5년이 지난 2022년 말 현재 당시보다 7배 이상 늘어난 2.9%를 기록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지방은행들은 구조적인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방은행 본연의 모습을 버리고 수도권 및 해외 진출을 늘려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실증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방은행은 지역경제 성장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은행은 지역 중소기업에 은행자금을 공급하며 수도권에 비해 소득도 낮고 밀집도도 떨어지는 지역 금융소비자들에게 질 높은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우리나라 지방은행은 1967년부터 1도(道) 1행주의를 원칙으로 10개가 설립돼 운영됐으나 지금은 6개만 영업중이다. 사진은 대구은행 수성구 본점 모습. [사진=뉴시스]
우리나라 지방은행은 1967년부터 1도(道) 1행주의를 원칙으로 10개가 설립돼 운영됐으나 지금은 6개만 영업중이다. 사진은 대구은행 수성구 본점 모습. [사진=뉴시스]

보고서는 “금융자원의 효율적 배분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인지 불확실하지만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정책목표 및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며 “우리 사회와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온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방은행이 필요한 것”으로 강조했다.

특히 “지방은행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인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한데 시장에 그냥 맡겨 둬서는 생존이 어려워져 수도권과 해외 진출을 늘리는 등 지방은행 본연의 모습을 잃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의 금융환경 하에서는 지방은행이 지방은행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며 경영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이미 수도권 진출을 확대하면서 대형화하고 있는 지방은행들에 대해 다시 지역에만 집중하는 소규모 지방은행으로 돌아가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지방은행의 지역에 대한 금융서비스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대형 지방은행에 대해서는 시중은행 전환도 지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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