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CJ ENM)은 2024~2026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KBO와 세부 협상을 거쳐 향후 3년간 KBO리그의 전 경기와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하이라이트 등 VOD 스트리밍 권리와 재판매 사업권 등을 갖게 된다. 사진은 LG트윈스가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 구광모 회장, 염경엽 감독, 김현수, 임찬규가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티빙(CJ ENM)은 2024~2026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KBO와 세부 협상을 거쳐 향후 3년간 KBO리그의 전 경기와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하이라이트 등 VOD 스트리밍 권리와 재판매 사업권 등을 갖게 된다. 사진은 LG트윈스가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 구광모 회장, 염경엽 감독, 김현수, 임찬규가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티빙의 절치부심이 통한 모양새다. 향후 3년간 한국 프로야구 리그 독점 중계권이 사실상 티빙 손에 들어갔다. 국내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 독점 중계를 통해 그간 이어져 온 티빙의 적자를 해소하고 수익 개선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CJ ENM)은 전날 2024~2026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티빙은 KBO와 세부 협상을 거쳐 향후 3년간 KBO리그의 전 경기와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하이라이트 등 VOD 스트리밍 권리와 재판매 사업권 등을 갖게 된다.

앞서 티빙은 KBO의 흥행과 야구 팬들을 위해 신개념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겠다며 구단별 채널 운영, 2번의 클릭으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시청 환경 구현, 멀티뷰 분할 시청 지원 등의 계획을 제시했다. 또 파티형 관람 기능인 '티빙 톡', 놓친 장면을 다시 보는 '타임머신 기능' 등 야구팬들을 위한 다양한 기능과 콘텐츠를 선보이며 새로운 야구 응원 문화를 선도한다는 계획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티빙의 KBO 리그 중계권 입찰에 대해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주된 분위기다. 모기업인 CJ ENM이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티빙의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프로스포츠 중계권 투자가 쉽지 않다는 분석에서다.

티빙은 앞서 진행된 입찰에 가장 많은 계약금 연 4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입찰에 참여한 네이버 컨소시엄 (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스포티비 나우)보다도 많다. 포털·통신 컨소시엄(네이버·다음·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이 지난 2019년(5년간) 맺었던 계약금 (연 220억원)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는 킬러 콘텐츠 확보로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드라마·영화 등 자체 콘텐츠를 제작해도 흥행 유효 기간이 최대 한두 달인 점을 비교할 때 프로스포츠 중계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가성비' 있다는 전략에서다. 

SK텔레콤이 네이버, 아프리카TV와 함께 인공지능(AI) 미디어 기술 공동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SK텔레콤 AI 서비스 에이닷을 통해 프로야구 경기를 생중계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네이버, 아프리카TV와 함께 인공지능(AI) 미디어 기술 공동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SK텔레콤 AI 서비스 에이닷을 통해 프로야구 경기를 생중계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또 인기 스포츠의 경우 거대 팬덤을 새 이용자로 투입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쿠팡플레이는 포화상태였던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 뒤늦게 발을 들였지만 프로축구 중계 콘텐츠를 무기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쿠팡플레이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92만6756명으로 집계됐다. K리그 중계가 막 시작된 같은해 2월(401만4887명) 대비 22.7% 오른 수준이다. 반면 티빙의 지난해 12월 MAU는 506만2274명으로 같은 기간 6.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같은 상황에서 CJ ENM의 독일 분데스리가 중계권도 쿠팡플레이가 가져간 상황이다. 

기존 스포츠 중계 서비스를 제공 중이던 타 사업자들에게는 적신호가 켜졌다. 

먼저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서비스 앱(애플리케이션) 에이닷, LG유플러스는 스포츠 플랫폼 '스포키'를 통해 프로야구경기 중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프로야구 시즌 중 스포키의 MAU가 약 40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사 모두 티빙과의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계 서비스도 중단된다.  

특히 네이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약 18년간 야구팬의 주 시청 창구였던 네이버 스포츠 서비스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했다. 그러나 유료 구독 플랫폼인 티빙이 중계권을 가져가게 되면 네이버는 프로야구 중계를 위해 티빙의 중계권을 사와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티빙이 이와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단발적으로 중계권을 재판매하기보다는 구독자 유입을 유인하는 것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입찰 참여 사업자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입찰 결과를 주목하는 이유다.

한편 티빙이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티빙은 유료 멤버십 구독자가 아니더라도 회원에 한해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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