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이태영 기자]대통령실 등 여권 주류로부터 거취 압박을 받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 정치권에 파문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오전에 열릴 예정이었던 5번째 민생 토론회에 불참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9시 30분경 ‘윤 대통령의 이날 공식 일정이 취소됐다’고 기자단에 공지했다. 불참 원인을 놓고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과의 갈등이 깊어질지, 봉합될 지 여부도 관심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위원장은 22일 오전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한 위원장은 “저는 4·10 총선이 우리 국민과 이 나라 미래를 위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붓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를 받아들였고,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왔다. 선민후사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통령실이 사퇴를 요구한 원인으로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한 한 위원장의 입장 변화라는 말이 있는데’라는 질문에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당정 관계 신뢰가 깨졌다’는 물음에는 “당은 당의 일을 하는 거고, 정은 정의 일을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말 정부 여당에 미안한 말씀이나 한심하다"며 "정부 여당은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한심'(韓心·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의중) 이렇게 나눠 싸울 게 아니라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는 "추려보니 상임위원회별로 여야 공통 공약이 120개가 넘는다고 한다"며 "기초연금 40만원, 가상자산 법제화, 디지털 성범죄 대책 같은 민생 공약 이행, 지금 바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총선에 앞서 여야 공통 공약과 민생 공약을 우선 실현하기 위한 테이블이 필요할 것 같다"며 "정부 여당에 제안한다. 공통 공약 실천 테이블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홍준표 페북 캡처]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자신의SNS(소셜미디어)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임명직만 해봐서 잘 모르시겠지만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상실하면 선출직 당대표도 퇴출된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김(건희)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로 비유한 것은 망발"이라며 "고도의 정치게임인지 갈등의 폭발인지 알수 없으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당대표는 임기가 의미 없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한 위원장이)임명직만 해봐서 잘 모르시겠지만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상실하면 선출직 당대표도 퇴출된다"며 "표면상 갈등이지만 빨리 수습하시라. 총선이 80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페북 캡처]
[이낙연 페북 캡처]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한 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에 "권력 내부가 가관"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대통령 부인이 명품가방을 받은지 두 달이 지났다. 이제야 여당 안에서 공개적으로 나온 첫 반응이 겨우 사과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라며 "어디까지 추락할지 가늠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이 위원장은 "명품가방 사건을 사과하라는 것이 그토록 상식을 뛰어넘는 일인가. 두 달 만의 사과 요구가 그토록 무거운 '불충'이라도 되는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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