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가운데 유일한 중앙회 이사인 만큼 전국적 인지도와 역량을 부각시키고 있는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 [사진=부산금정농협조합 제공]
후보 가운데 유일한 중앙회 이사인 만큼 전국적 인지도와 역량을 부각시키고 있는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 [사진=부산금정농협조합 제공]

[뉴시안= 조규성 기자] '농민 대통령'으로 불리는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왓다. 총 7명의 후보가 출마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농심'을 얻기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뉴시안>은 후보들 중 농협과 업계 관계자 등의 평가에 따라 '빅3'로 뜨고 있는 3명의 유력 후보들을 밀착 취재해 향후 농협을 어떻게 이끌 지 등 공약 사항을 점검하는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편집자 주 

제25회 농협중앙회장 선거 판세가 한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안개속에 가려져 있다. 당초 회장 후보로 8명이 등록했으나 최성환 부경원예농협 조합장이 지난 22일 전격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7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이게 됐다. 

이들 중 지역별로 부산 송영조 조합장, 충남 조덕현 조합장, 경남 강호동 조합장 등 3명의 후보가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만난 후보는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이다. 후보들 중 최다선인 6선 조합장인 송 후보는 농협중앙회 이사와 농협경제지주 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중앙회 내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 등 농업 통상 분야 대응에 대해 자문받는 농정통상위원회 위원장도 역임했다. 후보 가운데 유일한 중앙회 이사인 만큼 전국적 인지도와 역량을 부각시키고 있다. 경제지주를 중앙회에 통합해 조직을 효율화하고 조합 지원 자금을 4년 간 2조원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일단 송 후보는 지역조합과 조합원을 위해 경제사업 중심의 농협중앙회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 후보는 농협중앙회가 지역농협은 뒷전으로 하고 중앙회를 대기업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부삼금정농협 6선 조합장인 송 후보는 22년째 금정농협을 이끌며 잔뼈가 굵은 인물로 꼽힌다. 

송 후보 측은 “금정농협은 농촌농협을 아우르는 도농복합형 조합”이라고 강조하면서 “금정농협은 13년 연속 상호금융대상 수상 및 자산건전성 최우수농협 선정, 4년 연속 종합업적평가 전국 1위, 5년 연속 도시형농협 역할지수 전국 최우수농협으로 선정 되는 등 여러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에 경남지역 농협조합원들 사이에서 송 후보가 선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송 후보는 농협중앙회 이사와 농협경제지주 이사 등 중앙회 내에서도 주요 역할을 맡아 온 경력이 있다. 그가 이번 차기 중앙회장 선거에서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송 후보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있는 부분은 “비대해진 농협을 개혁해 새로운 농협중앙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송 후보는 조합원들에게 “중앙회 사업구조의 폐해를 바로잡을 것”이라며 “중앙회 인력을 대폭 줄이고 불요불급한 자산을 과감히 매각하는 등 뼈를 깎는 혁신을 단행하고 도시형농협을 이끌어 온 경험을 살려 도농상생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송 후보 측 관계자에 따르면 송 후보는 농협중앙회 관련 일을 맡아 오면서 중앙회와 지역조합 간의 괴리를 통감하고 농협중앙회의 개혁을 최우선과제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송 후보는 “농업과 농촌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지만 농협중앙회의 누구하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는 사람이 없다”며 “농협중앙회는 지역조합의 말이 통하지 않는 그들만의 대기업이 돼 이제는 누구를 위한 중앙회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과거 잘못된 사업구조 개편이 지금의 폐해를 낳았다”며 “농협의 은행, 보험, 경제사업 등 종합농협 체제를 '사업분리'라는 명목으로 조각냈다. 이 때문에 비용은 늘고 효율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중앙회의 경제사업 연평균 증가율은 사업구조 개편 이전 8.5%였다. 하지만 2012년 사업구조를 개편한 이후 사업구조 개편 이후 2.3%로 사업량이 대폭 줄었다. 

실제로 사업구조개편에 대한 농민조합원 만족도도 100점 만점에 56.5점, 일선 조합의 만족도는 52.75점에 불과하다. 또 사업구조개편에 따른 직‧간접적 여파로 중앙회 부채는 무려 13조원에 달한다. 중앙회가 사업수익을 내서 매년 1000억 원씩 갚아도 130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이에 송 후보는 “농업경제 대표는 경제사업을 잘 아는 조합장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송 후보는 “농협중앙회가 주인인 지역 농축협 위에 군림하고 있다”며 “농축협 중심의 농협중앙회 개혁을 통해 중앙회를 주인인 농축협과 조합원들에게 돌려줘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송 후보는 도농상생형조합 운영을 구상 중이다. 

송 후보는 “사실 점점 농촌이 많이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어렵기는 도시 또한 마찬가지”라면서 “이에 농촌과 도시가 확고한 도농상생의 기틀을 다져야 앞으로 농협과 지역조합이 생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후보의 구상은 이렇다. 도농상생을 위해 '생산 소비 혼합형 협동조합'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송 후보는 당선될 경우 앞으로 농업인 생산자뿐만 아니라 도심의 소비자까지 농협 조합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 추진한다는 것이다. 

금융부분에 대한 구상도 눈길을 끈다. 그에 따르면 상호금융상품을 취급할 때 개별 농축협들이 일일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송 후보는 이를 중앙회가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농축협 상호금융 One-Bank' 적용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제1금융권과 동일수준 유지해 펀드‧외환‧신탁 등 비이자이익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송 후보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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