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조현선 기자]장인화 회장이 국내 재계 서열 5위 포스코그룹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됐다. 포스코그룹의 주요 사업인 철강과 이차전지의 수요 감소 등 불확실한 대내외 상황과 이사회의 사법 리스크, 정부와의 관계 개선 등의 과제를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전날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장인화 신임 회장 후보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이날 장인화 대표 선임안은 전체 의결 가능 주식(7587만6207주)의 43.2% 이상 참석, 절반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 가결됐다. 장 회장은 이후 열리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제10대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다. 임기는 3년이다.

장인화 회장은 이날 "포스코그룹을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어야 하는 소명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며 "새로운 비전은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이라고 말했다. 그룹의 중점사업으로는 기존의 '철강' 외에도 '이차전지소재'를 동시에 키워내겠다고 강조했다. 업황이 부진한 상황을 기회로 삼고 정진하겠다는 목표다. 또 이같이 새로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미래기술 기반의 초격차 비즈니스 선도 △함께 성장하는 역동적 기업문화 구현 △신뢰받는 ESG 경영체제 구축 등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포스코그룹이 5년8개월여 만에 새 수장을 맞게 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전 회장이 산적해 있는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5박7일 캐나다 밴쿠버 출장 일정에 총 6억8000만원을 집행했다는 이유로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최정우 전 회장을 비롯해 총 16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지난 2019년 포스코 사장 당시 사내이사 신분으로 중국 호화 이사회에 참가해 장회장 역시 업무상 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된 상황이다. 

지역사회와의 갈등도 빚고 있다.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비롯한 포항 지역 시민단체는 지난해부터 지주사 및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을 주장하고 있어서  앞으로 장회장이 풀어가야 할 몫이다.

노조와의 갈등도 봉합해야 한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노사 교섭이 결렬되면서 창사 이후 처음으로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스톡그랜트'도 문제가 됐다. 스톡그랜트는 일정 기간 성과에 따라 자사주를 무상 지급하는 제도로, 경영진에게 지나친 성과급이 지급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장 회장은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임 체제에서 지속된 '패싱 논란'은 피해갈 전망이다. 최 전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모든 해외 순방에 동행하지 못하면서 패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엔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 15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사내이사 장인화 선임의 건을 찬성했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최 전 회장의 3연임 도전을 반대한 것과 달리 장 회장에게는 힘을 실어준 셈이다. 

장 회장은 "현재 철강업은 경기가 좋지 않고, 이차전지소재사업도 신사업이 겪는 '캐즘'(시장 대중화 직전 수요 침체) 초기에 있다"며 "위기의 순간에 경쟁력을 키워가다보면 경기가 되살아났을 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스코는 포스코홀딩스 정기섭 전략기획총괄, 김준형 친환경미래소재총괄, 김기수 미래기술연구원장 등 사내·사외이사 선임안 등 6개 안건에 대해서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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