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의 가전용 컬러강판 브랜드 ‘앱스틸(Appsteel)’.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의 가전용 컬러강판 브랜드 ‘앱스틸(Appsteel)’. (사진=동국제강)

[뉴시안= 남정완 기자]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가전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철강사의 컬러강판 인기도 치솟았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가전사들이 프리미엄 제품에 컬러강판을 채용하면서 국내 철강사는 컬러강판 생산설비를 완전 가동 중이다.

1일 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컬러강판 생산량은 115만8718t으로 지난해 동기(96만2449t) 대비 20.4% 증가했다.

컬러강판은 철강에 색과 디자인을 입힌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단순 색상부터 대리석, 나무 등 다양한 소재의 무늬와 질감을 표현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이로 인해 건축 내·외장재부터 가전제품에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컬러강판 국내 시장 점유율은 동국제강 35%, KG동부제철 25%, 포스코강판 20% 순으로 철강 3사가 시장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컬러강판 시장을 놓고 업체들은 공급력을 확보하기 위한 생산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동국제강은 부산공장에 컬러강판 전용 설비를 증설해 이달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이번 증설로 연산 75만t에서 85만t으로 생산량을 늘려 공급 능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제품 차별화로 후발 경쟁업체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총 8개의 컬러강판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발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9% 급증한 31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사업에서 컬러강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KG동부제철도 지난 5월 충남 당진공장에 컬러강판 라인 2기 건설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연간생산 능력을 50만t에서 80만t으로 확대하며 동국제강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컬러강판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품 차별화와 마케팅 경쟁도 뜨겁다. 철강 3사는 독자 브랜드를 론칭하며 고급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LG를 비롯해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동국제강은 2011년 건자재용 ‘럭스틸(LUXTEEL)’과 2013년 가전용 ‘앱스틸(Appsteel)’ 브랜드를 론칭했다. 특히 철판에 필름을 부착해 다양한 색상과 광택을 구현할 수 있는 ‘라미나 강판’ 등 고급 제품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또 업계 최초로 디자이너 5명으로 전담팀을 구성해 2019년 이후 매년 ‘컬러강판 디자인 트렌드 및 신제품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건축 디자이너들을 상대로 직접 유통망 확대에도 나섰다.

KG동부제철은 지난달 30일 컬러강판 통합 브랜드인 ‘엑스톤(X-TONE)을 론칭했다. 주요 제품으로 △불이 붙지 않는 ‘NF(No Fire) 불연컬러강판’ △세균증식을 막아주는 ‘바이오코트(BioCOT) 항균강판’ △자유로운 패턴·모양의 ‘프린테크(Printech) 강판’ 등이 있다. 특히 안전성에 특화된 NF 불연컬러강판은 학교나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해 지난해 출시 1년 만에 판매량 1000t을 넘었다.

포스코강판은 지난 5월 컬러강판 통합 브랜드인 ‘인피넬리(INFINeLI)’를 선보였다. 주요 제품으로 △다양한 디자인과 질감을 가진 ‘프린트강판(PosPRINT)’ △불연과 항균 기능을 가진 ‘컬러강판(PGS항균)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색상을 볼 수 있는 ’카멜레온 강판(PVDF) 등이 있다. 포스코강판은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인피넬리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을 진행해 MZ세대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을 제품 라인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빌트인 가전제품이 인테리어 자재로 인식되면서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컬러강판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동국제강·KG동부제철·포스코 강판 등 컬러강판 3사의 생산능력 확대와 품질 차별화가 경쟁력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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