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의 밀폐형 원료저장설비 사일로(Silo) 8기 전경. (사진=포스코)
포항제철소의 밀폐형 원료저장설비 사일로(Silo) 8기 전경. (사진=포스코)

[뉴시안= 남정완 기자]철강업계는 14일 종일 부산했다. 철강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마찬가지였다. 전날 포스코가 공개한 3분기 실적에 모두들 입이 떡 벌어진 때문이다. 연결기준 분기 영업익은 3조1100억원. 1968년 창사 이래 53년만의 최고이다. 더 놀라운 것은 상승세가 눈부시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올해 분기별 영업이익은 1조5524억원(1분기)→2조2014억원(2분기)→3조1100억원(3분기)이다. 분기별로 1조원씩 늘어난 셈이다. 3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은 364%. 이쯤되면 연간 영업익 10조클럽 가입은 따놓은 당상이다. 삼성전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현대차나 LG전자, SK 하이닉스와 견주는 수준이다.

 도대체 포스코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포스코의 ‘깜놀 실적’ 1등공신은 본업인 철강 부문이다. 포스코는 철강 부문에서만 2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3분기 포스코 전체 영업이익의 75%에 달하는 수치다. 철강부문이 이렇게 좋은 성적이 나온 것은 재료값은 줄고, 수요는 급증한 게 가장 큰 이유이다.

 철강재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7월 t당 220달러(중국 칭다오항 기준, CFR)에서 이달 110달러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내년 동계 올림픽 유치와 최근 탄소중립 조치의 일환으로 철강 감산에 들어갔다. 반면 코로나 이후 조선, 자동차, 건설 등 철강 수요는 급증했다. 자연스레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서 철강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실제 포스코가 조선사에 공급하는 후판 가격의 경우 상반기 t당 80만원에서 하반기 100만원대로 올랐다. 결과적으로 보면 철강 시황 호조에 따른 슈퍼사이클(장기적인 가격상승 추세)을 맞이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호실적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에너지와 건설, 2차전지 소재 등 비(非)철강 부문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꼽을 수 있다. 취임 3주년을 맞은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은 철강 사업에서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한편 미얀마 가스전 사업과 2차전지 주요 소재인 양극재·음극재를 비롯한 다양한 원료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3분기 호실적은 철강 시황 호조에 따른 견조한 수익성이 지속된 덕분”이라며 “국제 유가·LNG 가격상승으로 미얀마 가스전 등 비(非)철강 부문에서의 실적 개선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업계는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포스코가 4분기에도 3조원 안팎의 영업익을 달성하며 올해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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