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아이오닉 5 등 전기차 신차 효과로 올 3분기 누적 글로벌 판매 5위를 기록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

[뉴시안= 남정완 기자]현대차·기아가 연구개발 본부 내 엔진개발센터를 없애고 배터리개발센터를 신설하는 등 전동화에 속도를 낸다. 엔진개발센터는 1983년 세워진 엔진개발실 후신으로 38년만에 폐지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7일 남양연구소 R&D 본부 내 파워트레인 담당을 전동화개발 담당으로 조직 이름을 바꿨다.

이번 조직 개편은 앞서 밝힌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로드맵에 따른 후속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7월 ‘2021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2040년까지 유럽·미국·중국 등 핵심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을 10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제네시스의 100% 전동화 시점은 2030년으로 예상한 바 있다.

먼저 연구개발본부 엔진개발센터를 없애는 대신 센터 산하의 엔진설계실을 전동화개발담당으로 옮긴다. 또 엔진개발센터 산하의 기타 조직을 연구개발본부 내 여러 센터로 이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내연기관 연구·개발을 이어간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남양연구소 R&D 인력을 재배치한다. 기존 엔진개발센터 산하에 있던 인원들을 R&D 본부 내 여러 센터로 보내고 센터 산하의 엔진설계실도 신설된 전동화개발 담당 내에 둔다.

아울러 배터리개발센터를 신설해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을 주도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차는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기 보다는 향후 자사 전기차에 최적화된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번 개편 이후 새로운 내연기관 엔진 개발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엔진 개발보다는 엔진 개선에 무게를 둘 방침이다. 단, 전동화 전환까지 최장 20년을 예상하는 만큼 그동안 내연기관차 엔진 관련 지원은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박정국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이제 전동화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며 “기존의 ‘엔진-변속기-전동화’ 체계에서 ‘설계-시험 중심 기능별’ 체계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바뀐 체계는 설계부터 양산까지 차량 개발 조직을 일원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이번 개편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의 의견은 분분한 상황이다. 자동차 동호회 등 일부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전동화 전환은 완성차 업체로서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만큼 당연한 선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래 차 준비도 좋지만 기존 현대차·기아 운전자들이 제기한 엔진 결함 등 개선 요구의 목소리부터 귀담아 듣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경우 내연기관차 부품업체와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수십년 째 내연기관차 부품을 개발, 제조해 온 업체들이 하루 아침에 전동화 부품을 생산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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