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비자금 의혹까지 세계적이다. 얼마 전 경제개혁연대의 고발로 알려진 2004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조 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에 카자흐스탄 고위 관계자가 연관돼 있다는 말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6월 경제개혁연대는 카작무스 헐값 매각 사건과 관련 이건희 회장을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이후 카작무스 지분을 사들인 차용규 전 삼성물산 이사에 대해서도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경제개혁연대는 “2004년 카자흐스탄 현지 구리 광산 및 제련업체인 (주)카작무스를 헐값에 매각하면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같은 논란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계 카자흐스탄 교포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김이다.

의혹의 시작은 1995년, 삼성물산이 카자흐스탄의 국영기업이던 카작무스의 위탁경영을 받아들이면서 부터다. 삼성물산은 카작무스를 초대형 일관 구리 생산업체로 키웠지만 2004년 성장을 앞두고 사업에 손을 뗐다. 주식 역시 모두 매각했다.

매각 당시에도 논란은 있었다. 매각 가격이 터무니 없이 쌌기 때문이다. 후에 삼성물산은 직접 1416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해당 주식을 사들인 차 씨는 1조 4000억 원 가량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자금 의혹은 더욱 거세졌다. 월급쟁이이던 차 씨가 천억 원이 넘는 지분 인수자금을 마련한 데 대한 의문도 일었다.

경제개혁연대 측은 28일 <뉴시안>과의 통화에서 “결국, 시세 차익 대부분은 이건희 회장의 몫이었겠지만 배임혐의와 포탈혐의에 대해 증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블라디미르 김이라는 사람이 차 씨의 배후에 존재하는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카작무스 실제 주인이 카자흐스탄 대통령 가족이라는 말이 있는데 블라디미르 김이 그들을 대신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증거도 상당수 나오고 있다. 거액의 자금동원만 해도 정부나 금융계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5년 런던 증시에 따르면 카작무스의 회장인 블라디미르 김은 카작무스의 지분 40%를, 사장이던 차 씨는 지분의 15%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시 영국 최고 갑부 명단에 각각 34위, 68위에 올라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결국 2004년부터 이어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은 카자흐스탄 고위층 인사와 블라디미르 김, 구리왕 차용규 씨까지 4자간 커넥션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하지만 삼성물산 측은 28일 <뉴시안>과의 통화에서 “비자금 조성은 결코 아니다”면서 “경제개혁연대에서 고소고발해 진행 중인 사안으로 수사가 진행되면 대응에 나설 일”이라고 일축했다.

블라디미르 김으로 알려진 고려인과 관련해서도 “이미 많이 나온 이야기로 딱히 할 말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비자금 의혹과 관련 삼성물산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서울지검은 이미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지검 윤장석 부장이 어디가지 수사를 확대할 수 있을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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