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열흘만에 다시 KT를 압수수색 했다. KT본사는 당황한 눈치다.

검찰은 KT 분당, 광화문, 서초 사옥과 임직원 주거지 등 8곳에 수사관들을 파견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보곳, 재무·회계자료 등을 확보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22일 압수수색을 통해 발견한 이석채 KT회장의 업무상 배임 혐의와 관련해 구체적인 증거 수집 목적으로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포기할 수도 있었던 스마트몰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경위와 KT OIC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에 의혹을 갖고 확인 중이다.

또 KT 사옥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부당한 지시나 개입이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한 자료 분석을 마치는 대로 임직원을 소환해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KT측은 압수수색에 대해 언론에 보도될 때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KT의 한 임원은 "검찰이 다시 압수수색을 할 것이라고는 다른 임원들도 예상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검찰의 연이은 압수수색에 대한 배경과 수사방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 강도와 범위가 예사롭지 않아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끊임임없이 사퇴 압박에 시달렸다. 최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여당의 KT의 노동 환경 문제를 지적하는 공격도 이어졌다.

반면 이 회장은 지난 달 29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내 할일을 할 것이다. 세상의 종말이 와도 사과나무 심겟다는 그런 것이다"고 전해 자발적인 사퇴의 뜻이 전혀 없음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연이어 압수수색을 벌이는 것은 사퇴를 하라는 시그널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 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거취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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