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대 1의 감자(자본금 감소)를 결의한 두산건설이 4000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추진한다.

RCPS는 일정 기간 후 보통주로 바꾸거나 원금에 이자를 붙여 상환받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는 기업경영 호전으로 주식이 오르면 보통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26일 두산건설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기 위해 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유상증자와 사업부 출자 등으로 약 1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받은 지 6개월여 만이다.

두산건설이 2년 안에 갚아야 할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잔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1조 원 규모이며 연말까지 갚아야 할 회사채가 1550억 원, 내년 상반기 3018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건설업 불황으로 A급 이하 회사채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어 사실상 발행이 불가능하다.

이에 신용등급이 BBB+라 회사채 신규 발행이 어려우므로 RCPS를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또한 우선주 발행을 위해서는 배당재원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므로 전날 감자도 결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발행 예정 상환전환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이지만 2년 안에 상환하거나 5년 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앞서 두산건설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과다 발행주식수를 줄이고 2015년부터 배당을 실시하기 위해 보통주 10주를 같은 액면가(5000원)의 보통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감자 후 두산 건설의 자본금은 2조 7692억 원에서 2859억 원, 발행주식수는 5억 5185만 2310주에서 5518만 5231주로 각각 줄어든다.

감자 결정 소식에 주가는 하한가를 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건설 주가는 오전 9시 43분께 가격제한폭(14.91%)까지 내려간 1855원에 거래됐으며, 모 회사인 두산중공업 역시 같은 시각 3.64% 내린 3만 7100원을 기록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이날 "RCPS 발행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과다한 발행주식수 축소와 배당 가능한 자본구조로의 전환을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감자가 투자심리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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