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및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석채 전 KT 회장이 19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이날 9시 40분경 이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회사 측에 손해를 입힌 배임 의혹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이 전 회장은 조사를 받기 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곧바로 조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검찰은 이 전 회장에게 실무진의 만류에도 사업을 추진한 이유가 무엇인지, 사업 추진이나 자산 매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없었는지, 사업 손실이 불가피한 사실을 사전에 보고받았는지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 전 회장은 재임 당시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스마트애드몰(지하철 광고사업)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 90억 원대의 손해를 끼쳤고, KT 사옥 39곳을 감정가보다 싼 가격에 매각해 회사에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OIC랭귀지비주얼(현 KT OIC)과 (주)사이버MBA(현 KT이노에듀)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적정 가격보다 비싼 값에 인수해 회사에 피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전 회장은 임직원에게 지급한 상여금 중 일부를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20억 원 내외의 비자금을 조성, 정관계에 로비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회사 실무 책임자들이 수백억 원의 적자를 예상돼 만류했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이 석연찮은 것으로 보고 업무와 관련한 청탁이나 뇌물이 오갔는지를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밤 늦게까지 이 전 회장을 조사한 후 재소환 또는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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