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이석구 기자)

작년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경간, 신기술·신사업 중심의 M&A는 아직 다른 나라에 비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1일 발간한 '세계 M&A와의 비교를 통해 본 국내 M&A의 특징'에 따르면 작년 국내 M&A 시장 규모는 1065억 달러로 전년보다 63.0%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M&A 시장은 771억 달러, 국경간 M&A는 294억 달러를 기록해 국경간 M&A 비중이 전년 18.4%에서 9.2%포인트 확대된 27.6%다. 평균 인수금액도 전년 7000만 달러에서 38.8% 늘어난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M&A 시장 규모가 확대된 이유는 삼성, SK 등 주요 대기업들이 본격적인 경기 회복에 앞서 시장점유율 확대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M&A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한계에 부닥친 기업들의 비핵심 자산매각 등을 통한 기업 효율화 유인이 높아져 매물이 늘어난 것도 M&A가 대폭 늘어난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동종산업간 M&A보다 이종산업간 M&A가 더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동종산업 간 M&A 비중은 2009년 59.2%에서 지속 하락해 2014년 33.6%를 기록했다. 특히 인수기업이 유통 부문에 속하는 경우가 2009년 51.4%에서 지난해 1.1%로 크게 줄었고, 소비재 부문인 경우가 같은 기간 85.5%에서 48.0%로 감소했다.

국내 M&A 시장은 아직까지 세계 M&A 트렌드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M&A 시장에서는 최근 국경간(Cross-border) M&A가 활성화하고 있는 추세다. 국경간 M&A가 세계 전체 M&A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8%로, 국경 간 M&A는 현지 영업 기반 확보, 선진기술의 습득, 성장시장(신흥국) 진출 등의 기대효과가 있어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국내 기업들의 M&A가 신기술·신사업이 아닌 전통적인 제조업 부문 비중이 높다는 점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제약, 통신 부문의 M&A가 확대되면서 작년 전체 M&A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14.4%, 16.6%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전체 M&A대비 제조업 부문의 비중이 2014년 21.7%로 높은 편이다. 국내 기업들이 세계 산업별 M&A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신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투자 기회를 발굴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 전해영 선임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 동종기업에 대한 M&A를 추진해 규모의 경제 확보 등 기업 경쟁력 제고의 계기로 활용하도록 정부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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