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이석구 기자)

회원 234만명을 대표하며 342조원대 자산과 계열사 31개를 쥐락펴락하며 '농민 대통령’으로 불리는 중앙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농협중앙회장은 지역 농협 조합장인 대의원 291명과 현직 중앙회장 1명 등 292명이 12일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투표로 뽑는다.

당일 오전 10시 40분부터 후보 소견 발표에 이어 11시 40분부터 12시 30분까지 1차 투표와 개표가 이뤄진다.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를 대상으로 오후 12시 30분부터 오후 1시20분까지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당선자가 확정되면 곧바로 당선 통지서가 전달되고 선거가 종료된다.

이번 선거에 기호순으로 이성희(67) 전 낙생농협 조합장, 최덕규(66)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하규호(58) 경북농업경영인조합장협의회장, 박준식(76) 농협중앙회 상생협력위원회 위원장, 김순재(51) 전 동읍농협 조합장, 김병원(63) 전 농협양곡 대표 등이 지난달 29일 후보 등록 이후 선거운동을 해왔다.

공식적인 선거운동 기간은 후보 등록 다음 날부터 11일까지다. 그러나 선거운동은 4페이지의 선거공보 330부 배포, 농협중앙회 홈페이지에 공약문과 동영상 게재, 전화통화와 문자 메지시 전송, 전자우편과 사회관계망 이용하도록 규정돼 있어 '조용하면서도 제한적인' 선거운동이 이뤄져 왔다.

이처럼 선거운동 방식이 제한된 탓에 결국 이해관계나 지역연고를 따져 투표할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직 최원병, 전직 정대근 회장 모두 경북, 경남 출신으로 영남권 출신이다.

이성희 후보는 경기도 성남 낙생농협조합장 3선과 중앙회 감사위원장 7년을, 최덕규 후보는 중앙회 이사 3선과 경남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7선, 김병원 후보는 전남 나주 남평농협조합장 3선과 농협양곡 대표를 지냈다.

이들 후보는 그동안 농협중앙회 개혁, 조합장 권한과 위상 강화, 조합지원 확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직선제 전환 등을 주장하며 표심 얻기에 주력해왔다. 두차례 농협법 개정으로 과거보다는 농협중앙회장의 힘이 다소 약화됐다. 2004년 농협법 개정으로 중앙회장직이 비상임으로 전환된데 이어 2009년부터 연임이 불가능해졌다.

그럼에도 농협중앙회장은 농민 회원 234만명을 대표하며 342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좌지우지하는 '농민 대통령'으로 불리는 농협 내 최고 권력자로 통한다. 농협중앙회에서 3억7000만원, 농민신문사에서 3억5000만원 등 7억2000만원의 연봉도 받는다. 무엇보다 총선과 대선에서 농협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농민의 표심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한편 한백리서치연구소가 실시한 농협중앙회장 출신지역 선호도 조사에서 서울·경기권 출신이 43.6%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호남권 31.8%, 경상권 24.5%이 그 뒤를 이었다. 후보별 지지도를 살펴보면 이성희 후보가 36.4%, 김병원 후보가 28.2%, 최덕규 후보가 25.5%로 나타났다. 당선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는 이 후보가 44.5%로 1위, 최 후보 26.4%, 김 후보 24.5% 순이다.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디오피니언의 조사 결과로는 김 후보가, 알앤써치의 경우에는 최 후보가 1위를 나타내고 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