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6년 2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뉴시안,newsian=이석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 수준으로 8개월 연속 동결했다.

한은은 16일 서울 남대문로 본관 회의실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2014년 8월과 10월, 작년 3월과 6월에 각 0.25%포인트씩 총 1%포인트 인하된 이후 8개월째 연 1.5% 수준에 머물게 됐다. 이는 연초부터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적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저성장ㆍ저물가가 장기화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미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월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8.5% 줄어든 데 이어 2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27.1% 급감했다. 수출이 2월에도 줄면 사상 최장인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동기 대비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침체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현재 ‘0%대’ 저성장 국면에서 탈출하기 위한 처방으로 금리인하 압박이 커지고는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크게 염려되는 상황이다. 국제유가가 산유국 감산이라는 변수에 따라 급변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일본과 중국 등 주요국 증시가 요동치면서 국내 금융ㆍ외환시장에도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지만 증시 폭락과 엔고라는 역풍을 맞고, 조만간 추가 부양책을 꺼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작년 12월 9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렸다가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한은의 고민이다. 12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은이 상반기 안에 금리인하를 단행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