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올해 수능은 추위를 피할 수 없나 봅니다. 예보를 보니 이번 주 목요일(23일) 수능일에도 영하의 추위가 찾아올 것 같습니다. 서울의 경우 아침기온이 –3℃, 대전 –2℃ 철원 –8℃ 등 중부지방은 영하로 떨어지겠고 광주 2℃, 대구 -1℃ 등 남부지방도 0도 가까이 내려가면서 춥겠습니다.

당초 수능일이었던 지난 16일에도 서울의 아침기온이 –3.4℃까지 내려가 수능 때면 찾아오는 ‘수능한파’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일주일 뒤로 미뤄진 수능일엔 추위가 없길 기대했지만 이번에도 수험생들은 영하의 추위를 뚫고 입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수능일이면 찾아오는 추위가 야속해 기록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실제 기록을 보니 ‘수능추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최근 10년 간(2007~2016) 서울을 기준으로 수능일에 아침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은 지난 2014년(-3.1℃) 한 번 뿐이었습니다. 열 번에 한 번 추위가 찾아온 건데요. 조금 더 기간을 늘려 최근 20년 간(1997~2016)을 봐도 1997년 수능일에 –3.2℃, 1998년 -5.3℃, 2001년 -0.3℃, 2006년 –0.4℃ 그리고 2014년 다섯 번 뿐이었습니다. 수능일에 추위가 찾아온 건 20년 동안 다섯 차례, 25%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왜 ‘입시 추위’라는 말이 생겼을까요. 왜 수능일이면 유독 춥게 느끼는 걸까요.

그 이유는 시험이 치러지는 11월은 본격적인 겨울추위를 몰고 오는 차가운 시베리아 대륙 고기압이 확장하기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포근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다가도 수능일 즈음 되면 갑자기 겨울추위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더 춥게 느끼는 거죠. 하지만 ‘입시 추위’는 심리적 요인이 더 큽니다. 긴장한 수험생들은 실제 추위보다 더 춥게 느끼는데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을 하면 몸이 움츠러드는데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의 근육이 전체적으로 수축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근육이 수축하면 혈류량도 감소하는데, 몸을 순환하는 따뜻한 피의 양이 줄면서 평소와 비슷한 날씨에도 더 춥게 느끼는 겁니다.

긴장한 수험생들에겐 늘 입시추위가 있었다는 말이기도 한데요. 어쩌면 지난 16일부터 우리 수험생들에겐 하루하루가 수능한파의 연속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는 영하의 추위 속에 수능일 오후부터 중부와 호남엔 비나 눈도 예보돼 있습니다. 날씨는 춥겠지만 수험생들이 그동안의 노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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