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지난 주말 꽃 축제에 다녀오셨어요? 진해를 비롯해 남해안지역에선 이미 벚꽃이 절정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따뜻한 날씨에 중부지방에서도 봄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나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날씨라면 굳이 꽃 축제를 찾지 않더라도 봄꽃을 즐기기엔 충분한데요. 오늘도 한낮에 20℃안팎까지 올라 따뜻하겠습니다.
 
 서울에서는 언제쯤 벚꽃을 볼 수 있을까요.
 여의도 봄꽃 축제는 토요일(7일)부터 시작됩니다. 지난해엔 벚꽃이 채 피기도 전에 축제가 시작해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올해는 축제기간과 벚꽃 개화 시기가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 후반 쯤 서울의 벚꽃도 개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주변에 벚꽃이 피었다고요?
 하지만 서울의 벚꽃 개화는 ‘아직’입니다. 벚꽃의 개화에도 공.식.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경우, 종로에 있는 옛 기상청에 심긴 벚나무에서 꽃이 피어야 서울의 벚꽃이 개화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됩니다. 그 나무는 도대체 뭐가 특별하냐고요? 바로, ‘표준목’이란 이름표가 붙어 있습니다. 기상관측소에 심긴 표준목 벚나무에서 세 송이 이상의 꽃이 피어야 공식 개화로 인정됩니다. 각 지역마다 기상관측소가 있는데, 기상관측소엔 개나리, 진달래, 벚꽃, 매화, 아카시아, 복숭아나무, 배나무,  코스모스, 그리고 은행나무, 단풍나무 이렇게 10종의 계절 식물 관측목이 있습니다. 이 계절 표준목의 개화가 그 지역의 공식기준으로, 기상관측소에선 표준목의 개화시기를 늘 살피고 있습니다.
 
 꽃의 여왕, 벚꽃은 기상관측소 외에도 전국 주요 벚나무 군락지에 대표나무가 있습니다. 여의도 벚꽃 군락지에선, 국회의사당 뒤편 벚나무 118·119·120번이 표준목이고, 진해 벚꽃 군락지에선 여좌천 벚나무 세 그루가 표준목입니다. 이 벚나무에서 꽃이 활짝 피어야 여의도 벚꽃, 진해의 벚꽃 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발표됩니다. 올해 표준목들이 언제 꽃을 피우는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야겠습니다.
 
 하지만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게 있죠. 꽃을 시샘한다는 이름의 꽃샘추위입니다. 봄꽃들이 한꺼번에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는 요즘, 얄궂은 꽃샘추위가 찾아오겠습니다. 내일(3일) 서울의 낮 기온 20℃를 비롯해 내일까지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겠습니다. 하지만 모레(4일) 중부지방에 비가 내리면 주 후반엔 낮 기온이 10℃정도에 머물면서 쌀쌀하겠습니다. 꽃샘추위는 주말까지 이어지겠습니다. 이번 주말엔 옷깃을 여며가며 꽃을 보게 될 것 같은데요. 큰 기온변화에 감기 조시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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