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진짜 폐쇄할 수 있을까’ 라는 의심은 금세 깨졌습니다. 보라카이 섬을 완전 폐쇄할 수 있다는 경고는 현실이 됐는데요. 필리핀 당국은 오는 26일부터 6개월 간 보라카이 섬을 폐쇄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이 소식이 들리자마자 인터넷은 뜨거웠습니다. 
 
 폐쇄를 보름가량 앞두고 있는 보라카이에 직접 가봤습니다. 보라카이까지 가는 길은 육해공을 모두 경험해야 하는데요. 필리핀 칼리보 공항에 내려 차를 타고 1시간 반, 배를 타고 15분 가량 들어가야 섬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긴 여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건 그만큼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이겠죠.
 
 아름다운 화이트비치는 여전하지만, 지금 보라카이는 ‘공사중’이란 표현이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가장 문제가 됐던 하수 정화 시설을 정비하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인도에는 1-2m 간격으로 사각형의 구멍이 나 있고, 구멍 밑으로는 물이 차 있는데요. 구멍 주변으로는 시멘트 주머니를 쌓아놔 도로 전체가 공사장 같았습니다.

폐쇄 기간을 줄이려는 듯 이미 환경 정비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섬 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가 실제로 이루어진 데에 놀라움이 컸는데요. 정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에 6개월 뒤 보라카이가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기대되기도 했습니다.
 
해양 오염은 비단 보라카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나라 연안의 오염 실태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지난 달 영국에서 발표된 논문에서는 우리나라 인천, 경기 해안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았고, 그 뒤를 낙동강 하구가 잇따르며 미세플라스틱 오염 세계 2, 3위를 차지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은 폐플라스틱이 바람과 물, 자외선에 의해 작은 조각으로 깨지면서 만들어지는데요. 크기가 작아 걷어내기도 어려워 환경과 생태계를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해양 생물들은 먹이로 오인해 미세플라스틱을 먹는 경우도 많은데요.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이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시중에서 유통되는 국내산 굴, 담치, 바지락, 가리비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습니다. 인체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지만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다시 식탁에까지 올라오게 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해양 오염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유럽에선 해결의 실마리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플라스틱 제로(0)’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을까요.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세계 2위였습니다.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사용은 어마어마한데요. 당장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 봐야겠습니다. 바다를 위한 일이 바로 나의 건강을 위한 길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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