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秋)를 닷새 앞둔 2일 경남 함양군 지곡면 개평한옥마을에서 아낙네가 폭염을 이기고 잘 자란 고추를 정성스레 말리고 있다. (사진제공=함양군청 김용만 주무관)
입추(立秋)를 닷새 앞둔 2일 경남 함양군 지곡면 개평한옥마을에서 아낙네가 폭염을 이기고 잘 자란 고추를 정성스레 말리고 있다. (사진제공=함양군청 김용만 주무관)

[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오늘(6일)과 내일(7일)은 비소식이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염에 ‘여름 소나기’ 구경도 제대로 못했는데요. 서늘한 동풍이 들어오면서 열기로 가득 찬 우리나라의 대기 상태도 살짝 달라지겠습니다.
 
먼저, 동해안은 내일까지 최고 80mm의 많은 비가 내리겠습니다. 강한 비구름이 만들어지면서 호우특보가 내려지기도 했는데요. 찬 성질의 동풍이 불어오면서 더위도 수그러들겠습니다. 아침기온이 30℃를 넘던 초열대야는 사라지고 한낮에 30℃ 안팎으로, 그동안 40℃에 육박하던 날씨와는 사뭇 달라지겠습니다.
 
 내륙 지역 곳곳에서도 소나기가 내리겠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상층과 하층 모두 열기로 가득해 소나기 구름이 만들이지 않았는데요. 찬 동풍으로 대기가 불안정해져 소나기 구름이 발달하겠고 시간당 30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곳도 있겠습니다.

반가운 비이긴 하지만 강한 비가 예보돼 있는 만큼 휴가철 계곡을 찾은 분들은 피해가 없도록 주의하셔야겠습니다.

비가 내리면서 밤낮으로 울어대던 매미 소리도 잠잠해졌습니다. 비가 오면 매미는 우렁찬 울음소리를 내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매미는 매미의 몸통이 마치 스피커 앰프처럼, 배의 공명실에서 소리를 증폭해 큰 울음소리를 내는데요.

스피커에 물이 들어가면 소리가 작아지듯이 매미도 비가 오는 날엔 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매미가 크게 울면 날이 맑다고 '저녁 매미는 맑음'이란 옛말이 있고요. 비가 오는 날, 매미 소리가 다시 커지면 곧 날이 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 여름은 비가 거의 오지 않아 매미는 그 어느 때 보다 우렁차게 울어댔습니다. 뜨거운 여름날에도 쉼 없이 울어대는 매미가 안쓰럽기도 한데요.

매미 일생을 보면 더 그렇습니다. 매미는 땅속 1m이상 깊은 곳에서 4년에서 길게는 7년을 유충으로 보냅니다. 긴 시간을 유충으로 보내다 땅 밖으로 나와 매미로 보내는 건 고작 2~4주 뿐입니다.

한 달 남짓한 시간동안엔 자신의 사랑을 받아줄 암매미를 찾아 커다란 소리로 사랑의 신호를 보내는 데 여념이 없는데요. 밤낮없이 울어대는 매미소리는 오랜 시간 품어 온 사랑의 신호인거죠.
 
오늘과 내일 비가 내리면 매미의 사랑의 세레나데도 주춤하겠습니다. 소나기는 워낙 짧은 시간 쏟아지는 터라 이번 주에도 폭염은 기세를 이어가겠는데요. 지난 주 보다는 기온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여전히 35℃(폭염경보 기준)을 웃돌겠고, 열대야도 계속되겠습니다.

그래도 내일이면 어느새 입추입니다. 영원할 것 같던 여름도 곧 지나가고 매미 소리는 어느새 귀뚜라미 소리로 바뀌어 있을 거예요.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