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삼성전자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주도로 개발된 와이브로는 서비스 개시 당시 3G 이동통신과 비교해 월등히 앞선 데이터 전송속도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왔다(사진=뉴시스)
지난 2004년 삼성전자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주도로 개발된 와이브로는 서비스 개시 당시 3G 이동통신과 비교해 월등히 앞선 데이터 전송속도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왔다(사진=뉴시스)

[뉴시안=정동훈 기자] 국내 토종 기술 와이브로(WiBro) 서비스가 1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31일 SK텔레콤과 KT가 와이브로 서비스를 종료하고 내년 1월1일 0시부터 기존 와이브로 가입자의 이용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와이브로는 '무선 브로드밴드 인터넷(Wireless Broadband Internet)'을 줄인 말로 2004년 삼성전자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주도로 개발됐다. 당시 정보통신부는 우리나라의 20년 미래를 책임질 'IT 839(8대 신규서비스, 3대 인프라, 9대 신성장동력)' 전략을 수립하며 핵신 서비스로 와이브로를 전폭 지원했다. 이에 힘입어 2006년 6월 KT와 SK텔레콤이 서울과 경기도에서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는 20111년 상용화된 롱텀에볼루션(LTE)보다 5년이나 앞섰다. 속도는 40Mbps로 3세대(3G) 14.4Mbps보다 3배나 빨랐다. 와이브로는 전국 주요 도심을 중심으로 고속·대용량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2011년 미국과 일본이 주도한 LTE가 상용화되고, 4G 표준경쟁에서 LTE에 밀리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와이브로 단말·장비의 생산 및 공급 부족과 해외 사업자 및 국내 가입자 지속 감소 등으로 사업 환경도 악화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와이브로 가입자는 2012년 10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3년 98만명, 2016년 58만3717명, 지난해 35만6519명으로 줄었다. 올해 10월 말 기준 가입자는 4만6348명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 3월 와이브로 주파수 할당기간이 종료되며 40MHz 폭을 이동통신용으로 전환하고, 최소 대역만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통신사들은 와이브로 서비스 종료로 기존 가입자들이 불편 없이 통신을 이용할 수 있도록 LTE 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키로 했다.

SK텔레콤은 기존 가입자가 LTE 전환 시 'T포켓파이' 단말을 무료로 증정한다. 기존 대비 추가요금 부담 없이 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 보호 요금제를 신설해 가입 시점부터 2년간 제공한다. 기존 가입자가 LTE 전환 또는 서비스 해지 시 기존 위약금과 단말 잔여 할부금은 전부 면제된다. 전환 지원 프로그램은 2020년 12월 말까지 운영된다.

KT 역시 LTE 전환 지원 프로그램과 보호 방안을 마련했다. 와이브로 고객은 기존 사용 중인 요금제와 동일한 수준의 이용자 보호용 LTE egg+ 요금제 이용이 가능하다. 또 신규 LTE egg+ 단말 구매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4개월 약정 시 보급형 단말을 무료로 제공하며 무약정 단말도 지원한다.

와이브로 이용 고객이 해지를 원하거나 LTE egg+로 전환할 경우 기존 위약금과 단말 잔여 할부금이 모두 면제된다.와이브로 전환가입 고객 전용 LTE egg+ 요금제 및 단말 무료교체 프로그램은 서비스 종료 후 2년이 되는 2020년 12월까지 전환 가입을 하는 고객에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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