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4시 20분쯤 광주시 서구 농성동의 한 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벤츠 차량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과 경찰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사진=광주 서부경찰 제공)
8일 오후 4시 20분쯤 광주시 서구 농성동의 한 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벤츠 차량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과 경찰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사진=광주 서부경찰 제공)

[뉴시안=정창규 기자] 도로를 달리던 벤츠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BMW가 화재사태로 주춤하는 사이 벤츠가 독주 체체를 굳혀가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악재라 수입자동차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수입자동차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8일 오후 4시16분께 광주 서구 농성동 한 도로에서 A(38)씨가 몰던 벤츠 S600 차량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에 의해 10여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차량 전면부가 모두 탔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당국은 운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벤츠 차량에서 불이 난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꾸준히 벤츠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됐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차량이 모두 불에 타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엔진룸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는 운전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8월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생산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며 '조용한 리콜'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벤츠코리아는 '조용한 리콜'을 진행해 소비자의 안전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화재위험이 제기된 AMG GLE 63 4MATIC을 포함한 5개 차종과 AMG C 43 4MATIC 쿠페 등 4개 차종에 대한 리콜을 언론공개 없이 진행됐다.

리콜이유로는 트렁크 내부 후방 1차 퓨즈 박스 안 멀티소켓을 고정하는 두 개의 너트가 장착되지 않게 되면 멀티 소켓이 고정되지 않아 단자 사이에 높은 전기 저항이 발생해 화재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멀티 소켓 사이 간헐적 접촉은 엔진 시동, 안전 벨트 기능, 계기판 작동불량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시정을 위해서는 후방 1차 퓨즈 박스를 점검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교체도 가능하다.

지난해 자동차업계를 뒤흔들었던 BMW사태로 수입차 시장 경쟁구도도 격변을 맞았다. 정부는 주행 중 집중된 화재사고의 원인으로 경유차 부품인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을 지목했다. 당시 BMW는 잇따른 화재 사건으로 판매량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에도 치명타를 입었다.

이 때문에 만년 라이벌이었던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7만798대의 압도적인 판매량으로 1위에 올랐다. 반면 BMW코리아의 판매량은 5만524대로 초라한 성적을 보였다. 계속되는 화재사고에 BMW 차량의 주차장 출입을 금지하는 'BMW 포비아' 현상까지 발생했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해야만 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양대 산맥이었던 벤츠와 BMW의 경쟁구도가 BMW사태로 무너지면서 반사이익으로 벤츠의 독주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 했지만 벤츠마저도 차량에서 불이 나고 있어 엔진결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토부와 벤츠는 하루 빨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규명해서 언론에 공개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