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형마트 주류 코너 모습(사진=뉴시스)
서울의 대형마트 주류 코너 모습(사진=뉴시스)

[뉴시안=정창규 기자] 저녁 퇴근시간 회사원들의 ‘삼겹살 소주 한잔’이라는 말도 이제 주머니 사정으로 인해 사라질것으로 보인다.

최근 맥주값에 이어 대표적인 서민 술로 인식돼 온 소주값이 오른다. 소비자들은 우려했던일이 드디어 터졌다고 아우성이다. 

2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소주 제조업체인 하이트진로가 3년 5개월 만에 소주 출고가격을 6.45% 인상한다. 이에따라 '처음처럼' 제조사인 롯데주류 역시 소주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가격인상을 놓고 주류사들이 올해 예고돼있는 ‘주세법 개정’ 전에 가격을 올려 세금 개편에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인상 시점을 내달 1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360㎖)의 공장 출고가격을 병당 115.7원에서 181.2원으로 65.5원 올린다.

국내 소주가격 인상 행렬은 통상 3∼4년에 꼴로 꾸준히 이뤄져왔다. 1998년 출시 이후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주세 인상 및  주정가 인상 등 여러 요인으로 매년 가격 인상됐다. 이후 2007년과 2008년, 2012년, 2015년에 각각 참이슬 가격이 인상됐다.

이번 인상은 지난 2015년 11월 인상이래 3년 5개월 만이다. 당시 한 차례 5.62% 가격을 인상한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 병제품(360㎖) 출고가는 1015.7원이었다. 이때문에 시중 식당에서는 보통 4000원대에 팔렸다.

이에 따라 음식점 등에서 판매하는 소주값도 현재 병당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강남 일부 음식점들은 앞서 맥주값 인상에 발맞춰 소주값을 올린 상태다.

이번 사례를 볼 때 '처음처럼'의 가겨도 오를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제조사인 롯데주류 역시 비슷한 시기에 소주 가격을 인상해 왔다.

처음처럼은 지난 2013년도에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3년 만인 2016년 1월에 출고가를 올려 현재 360㎖ 병제품을 1006.5원에 출고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소주제품 가격의 인상 시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전반적인 생활물가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점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 체감도는 훨씬 클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서민 술로 인식되는 탓에 소주값이 올랐다 하면 그동안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그 이유는 불과 수십 원 단위로 오르는 출고가에도 일반 식당에서 판매하는 소매가는 1000원씩 올려 팔았기 때문이다. 이런 양상 때문에  주류 제조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신중해 왔다. 앞서 맥주 시장 1위인 오비맥주는 이달 초 주요 제품 출고가를 평균 5.3% 올려, 음식점들의 맥주값 인상을 촉발시킨 바 있다.

오비맥주는 맥주의 가격을 지난 2009년 2.80%, 2012년 5.89% 올렸다. 하이트진로도 2009년 2.58%, 2012년 5.93% 인상했다.

이런 이유로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다시 최저임금이 인상된 점을 감안하면 인건비 및 원재료 가격 인상, 유통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인상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한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주류업계는 이달 말 기획재정부의 세법개정안에 주세법 개편안이 담길 가능성이 클것으로 보고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에 이어 소주까지 종량세 적용대상에 포함될 경우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종가세에 비해 세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 이로 인해 자연스레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주세법 개정이 가시화되기 전보다 이후에 가격 인상을 고려하는 편이 훨씬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주의 단짝이자 서민의 대표 외식 삼겹살 마저도 오르고 있는 추세다. 중국 전역을 휩쓸면서 전 세계 돼지고기 값이 요동칠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삼겹살 가격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이 되면서 돼지고기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도 오르고 있다. 지난 2월 삼겹살 평균 소비자 가격은 100g 당 1684원, 4월 현재 1905원까지 약 13%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장에 돈육 가격에 영향이 없어 보여도 올해 최저임금 인상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거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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