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동성 선전시의 한 건물에서 촬영된 화웨이 로고 (사진=AP/뉴시스)
중국 광동성 선전시의 한 건물에서 촬영된 화웨이 로고 (사진=AP/뉴시스)

[뉴시안=정창규 기자] “비밀리에 북한에 장비와 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중국 화웨이가 국영기업인 ‘판다 국제 정보기술(이하 판다)’과의 제휴를 통해 북한의 이동통신망 구축과 유지에 은밀하게 도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을 요구한 화웨이 전 직원을 통해 북한 이동통신망 구축과 관련한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WP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판다과 함께 지난 8년 동안 북한 내부의 이동통신망 구축, 통신망 장비의 유지와 보수 등 여러 국가 사업에 참여해 왔다. 판다는 화웨이가 북한의 기지국과 안테나 등의 장비를 전달하는 데 매개 역할을 했다.

화웨이의 참여는 판다와의 기술 제휴 명목으로 이뤄졌다. 화웨이는 북한의 망통합과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물론 통신회사 ‘고려링크’의 확장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2012~2013년 고려링크의 자동응답 시스템 구축도 화웨이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WP는 “화웨이가 내부적으로 북한을 A9라는 암호로 지칭하며 비밀스러운 활동을 지속했다”며 “로마자를 이용해 북한을 ‘chaoxian’으로 표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화웨이 직원들이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2008년 고려링크의 설립을 위해 A9에 머물다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귀국했다는 글을 찾을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WP는 화웨이가 북한에 장비를 제공함으로써 대북 제재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이번 의혹이 미-중 무역협상이나 북미 실무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조 켈리 화웨이 대변인은 “화웨이는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의 모든 수출규제와 제재 관련법, 우리가 활동하는 모든 국가와 지역의 모든 법과 규제를 준수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판다 측은 논평을 거부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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