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최성욱 기자] 미국 전자산업 업계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조속한 해결을 요청하는 공식서한을 한일 양국 정부에 발송했다. 이는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차질이 본격화되면 미국 업체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4일 미 반도체산업협회(SIA),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컴퓨팅기술산업협회(CompTIA), 소비자기술협회(CTA), 정보기술산업협회(ITI), 및 전미제조업자협회(NAM) 등 6개 전자산업계 단체는 23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한국과 일본 모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공급망 붕괴와 출하 지연을 막기 위해 문제를 즉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현 상황은 장기적으로 세계 IT와 제조 산업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면서 양국 모두 사태를 악화시키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애플과 아마존, 구글 등 미국 IT기업들은 삼성전자 측에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반도체 공급 차질 가능성을 문의하는 등 직접 상황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소재 수급 차질이 발생하면 삼성전자의 메모리 공급에 변수가 생길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일본의 수출 규제 파장을 우려해 고객사의 수급처 다변화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현재 일본의 조치에 대한 공조를 요청하기 위해 지난 23일 미국 출장길에 오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한 수령 사실을 밝혔다. 유 본부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한국과 일본, 미국의 관련 산업 및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미국의 주요 인사들에게 알렸다"며 "이번 조치의 부당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는 27일까지 미국에 머무르며 정부 및 의회 관계자 등을 만나 한국의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