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투자업계 현장간담회에서 민병두 정무위원장과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투자업계 현장간담회에서 민병두 정무위원장과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뉴시안=정창규 기자] “그 어떤 구차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협회장이 21일 '갑질' 논란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거취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이날 사과 입장문을 통해 “저의 부덕함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은 모든 분, 특히 기자 여러분, 여성분들, 운전기사를 포함한 협회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거취 문제는 관계되는 각계 각층의 많은 사람들의 의견과 뜻을 구해 그에 따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지난해 1월 키움증권 사장 시절 제4대 금융투자협회 회장에 출마해 68.1%의 표(회원사 241개)를 얻어 당선됐다. 권 회장의 임기는 2021년 2월 3일까지다. 임기 중 절반을 넘긴 셈이다. 권 회장은 2월 협회장에 취임 이후 최근까지 임직원과 자신의 운전기사 등에게 폭언하고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듯 발언한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지난 18일 한 언론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권 회장은 자신의 운전 기사에게 “오늘 새벽 3시까지 술 먹으니 각오하라”고 말했고 운전기사가 “오늘이 아이 생일”이라고 답하자 “미리 얘기를 해야지 바보같이, 그러니까 인정을 못 받는다”고 면박을 준다. 이어진 녹취록에서는 홍보 담당 직원에게 “잘못되면 죽여 패버려”, “니가 기자애들 쥐어 패버려” 등의 기자를 위협하는 자세로 강경하게 대응하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회사 임직원과의 술자리에서는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듯한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자산운용협회 세계총회 참석 차 아르헨티나에 방문해 머물다가 지난 18일 늦은 밤 귀국했다. 

권 회장은 1961년생으로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기술고시(21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기술고시 출신으로 통상산업부, 산업자원부에서 15년 가량 공무원 생활을 하다 2000년 다우기술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인큐브테크 대표이사를 거쳐 2009년 키움증권 사장을 맡아 개인투자자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분야 ‘부동의 1위’를 지켜내며 사세를 크게 키웠다.

키움인베스트먼트 사장(2007년)을 거쳐 9년째 키움증권 사장을 했다. 최근에는 임기 이전 정계로 진출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때이른 거취 문제가 여의도의 핫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권 회장 스스로는 그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꼭 내년 총선이 아니더라도 임기 종료 후에라도 정계 진출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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