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GS리테일, 日불매 애국하자더니…일본제품 슬쩍 끼워 팔다 ‘망신살’
[기자수첩] GS리테일, 日불매 애국하자더니…일본제품 슬쩍 끼워 팔다 ‘망신살’
  • 정창규 기자
  • 승인 2019.10.21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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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소유 맥주 브랜드 필스너우르켈 등 재판매 뭇매
단순 직원 실수, 편의점주들 “재고 소진 의도 다분”
'애국마케팅'을 외치던 GS25가 일본 맥주 할인 행사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GS25는 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설명이다. 사진은 지난 7월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에 아사히 맥주를 비롯한 수입맥주 할인 행사 광고가 붙어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애국마케팅'을 외치던 GS25가 일본 맥주 할인 행사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GS25는 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설명이다. 사진은 지난 7월 서울 중구의 한 편의점에 아사히 맥주를 비롯한 수입맥주 할인 행사 광고가 붙어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뉴시안=정창규 기자]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일본 맥주 할인 행사를 계획했던 사실이 들켜 망신살이 뻗쳤다.

GS리테일은 올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연중캠페인을 펼치는 등 ‘애국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뒤로는 일본제품이라는 인식이 낮은 맥주 브랜드를 판매하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여, 소비자들의 비난이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1일 유통가에 따르면 GS25가 이달 수입맥주 할인 행사에 필스너우르겔 등 아사히 맥주 소유 제품 8종을 추가했다. 필스너우르켈은 체코 맥주로 알려졌지만 일본 기업 아사히가 소유한 제품이다.

지난 2016년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AB인베브)의 동유럽 사업부를 일본기업 아사히맥주가 인수했다. 이때문에 필스너우르켈을 포함한 폴란드의 '티스키에'와 '레흐', 헝가리의 '드레허' 등이 아사히 브랜드가 됐다.

논란의 핵심은 GS25는 지난 8월부터 수입맥주 할인행사에서 일본산 제품을 제외하면서 코젤과 필스너우르켈은 물론 미니 사케 등에 대한 판촉 행사도 전면 중단했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길어지자 재고가 쌓였던 코젤과 필스너우르켈 등과 같은 일본제품이라는 인식이 낮은 맥주를 먼저 판매하려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사히, 삿뽀로 등은 누가봐도 일본 맥주지만 필스너우르켈은 체코맥주로 더 잘 알려져 있어 일본 제품임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100일이 지나면서 여론이 잠잠하니 GS25가 제품명에서 일본색을 찾기 어려운 제품에 대한 행사를 꼼수로 먼저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GS25는 지난 17일 행사 품목을 입력하는 직원의 실수라며 긴급 공지를 띄우고 행사를 취소했다.

GS25 관계자는 “전산 상에서 행사 품목을 복사해 붙이기하는 과정서 오류를 범했는데, 단순 실수이지만 곧바로 알아차리지 못해 1박2일간 매장에 풀렸고, 인지 후 곧바로 행사 취소를 공지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의 해석은 달랐다. 매출 회복과 재고 소진을 노리는 꼼수를 펴다 자충수에 빠진 형국이라는 지적이다.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왼)와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사진=GS리테일)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왼)와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사진=GS리테일)

업계 일각에서는 ‘의도된 떠보기’ ‘MD들이 합의해야 행사 품목이 되는데 실수란건 이해할 수 없다’ ‘실수? GS실망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편의점의 경우 일반적으로 월별 행사에는 전월 말에 품목을 지정하고 초부터 행사를 진행하는데, 주 중반에 품목이 추가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어서,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GS25 편의점주는 “필스너우르겔 등이 품목으로 올라오자 마자 재고 소진용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점주들이 많았다”면서 “갑자기 아무 설명도 없이 행사를 진행하고, 또 갑자기 취소해서 혼란스러울 뿐만 아니라 GS25 불매운동으로 번지면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GS리테일은 독립군을 위한 자금을 마련해 독립운동을 지지한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뜻을 기려 ‘독립 유공자 후손 지원’ 캠페인과 같은 애국을 스스로 자인하며 다양한 애국마케팅을 펼쳤다. 특히 허연수 GS리테일 대표가 허만정 선생의 손주로 독도 알리기와 위안부 피해자 기금 모금 활동 등의 노력을 해왔다며 애국의 ‘대물림’을 강조해 왔다.

소비자들은 일본 불매운동이 잠잠해진 틈을 타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산 맥주부터 판매를 시작하려한 GS25의 꼼수를 어떻게 생각할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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