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를 성추행하고 가정관리사(가사도우미)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준기 전 DB그룹(구 동부그룹) 회장이 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지만 경찰에 곧바로 체포됐다.(사진=동부그룹)
비서를 성추행하고 가정관리사(가사도우미)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준기 전 DB그룹(구 동부그룹) 회장이 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지만 경찰에 곧바로 체포됐다.(사진=동부그룹)

[뉴시안=정창규 기자] 김준기 전 DB그룹(구 동부그룹) 회장이 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지만 경찰에 곧바로 체포됐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7월 28일 미국에 출국한 이후 여비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회장 자리를 내놓고 건강상 문제로 미국에 머물러왔다. 이어 지난해 1월 자신의 별장에서 일하던 가정관리사로부터 성추행·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당했다.

당시 경찰은 비서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미국 인터폴에 적색수배 신청과 여권 무효화 조치도 취했지만 김 전 회장은 지속적으로 체류 기간을 연장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김 전 회장에 대한 경찰의 이번 신병 확보는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한 지 3개월 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회장 측은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입국 계획을 미리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날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전 회장을 체포해 경찰서로 이송했다. 오전 3시 47분께 수갑을 찬 손목을 천으로 가리고 경찰관에게 양팔을 붙잡힌 채 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 전 회장은 “성추행·성폭행 혐의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조사 과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 회장이 이끌던 DB그룹은 현재는 장남 김남호 DB손해보험 부사장이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다. 현재 그룹 핵심 계열사는 DB손해보험이다.

지난 1969년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통해 건설업으로 시작한 DB그룹은 제조, 서비스, 금융의 3대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진행했다.

특히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DB손해보험의 김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3분의 2이상 보유하고 있다. 김 부사장이 DB손해보험 지분 8.30%를, 김 전 회장이 지분 6.6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이미 자산 승계는 상당부분 이뤄졌다. 

또 DB그룹은 김 전 회장의 이름을 딴 ‘DB김준기문화재단’을 통해 사회공헌사업을 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의 혐의가 유죄로 결론 날 경우, 재단 이름의 변경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DB김준기문화재단 또한 DB손해보험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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