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에스(GS25)와 CU에 이어 세븐일레븐도 가향(加香) 액상 전자담배를 팔지 않기로 했다. 국내 전체 편의점의 90%를 차지하는 3대 편의점 업체가 액상 전자담배 판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대표 제품 격인 '쥴'(JUUL)은 편의점에서 사실상 퇴출됐다.(사진=정창규 기자)
지에스(GS25)와 CU에 이어 세븐일레븐도 가향(加香) 액상 전자담배를 팔지 않기로 했다. 국내 전체 편의점의 90%를 차지하는 3대 편의점 업체가 액상 전자담배 판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대표 제품 격인 '쥴'(JUUL)은 편의점에서 사실상 퇴출됐다.(사진=정창규 기자)

[뉴시안=정창규 기자] 액상형 전자담배를 상징하는 회사 ‘쥴랩스(JUUL Labs)’가 국내 진출 5개월 만에 퇴출 위기에 놓였다.

 정부 사용 중단 권고 사흘 만에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에서 판매 중단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용하는 편의점 GS25가 지난 24일 전격적으로 가향(加香) 액상 전자담배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편의점이 전체 담배 판매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데다가 GS25가 국내 편의점업계 최대 업체라는 점에서 앞으로 막대한 타격이 예상됐다.

25일에는 CU가 가향 액상 전자담배 4종의 가맹점 추가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편의점 365플러스도 쥴 랩스 3종에 대한 판매를 중지했다. 이어 26일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이 액상형 전자담배 4개 품목의 신규 공급을 중단을 선언했다. 다만 이들은 가맹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장에 남아있는 재고는 소진될 때까지 판매를 유지하기로 했다. 세븐일레븐은 또 정부의 사용중단 권고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가맹점에 부착하고 점주들에게는 카운터와 같이 고객에게 직접 노출되는 곳에 진열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지난 5월만 하더라도 쥴이 국내 상륙했을 때 전자담배 업계에 지분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장미빛 전망이 나왔었다. 전체 담배 시장의 12%인 전자담배 시장 전체를 확장하는 것은 물론 궐련형 전자담배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지 않겠느냐는 예상이었다. 특히 ‘쥴링(Juuling)’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전자담배계의 '애플'로 불릴 만큼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기대가 매우 컸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금방 무너지고 말았다. 지난 23일 정부가 중증 폐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하라고 강력히 권고하며 나서면서 국내 이런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8월부터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폐질환 의심환자 33명이 숨지고 국내에서도 최근 첫 의심환자가 나오자 정부가 지난달 ‘사용 자제’에서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이다. 급기야 케빈 번스(Kevin Burns) 쥴랩스 CEO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쥴 포함 액상형 전자담배를 향한 국내 인식도 악화했다.

이렇듯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 권고에 나서면서 일부 유통업계가 판매를 중단하고 나섰다.

미니스톱(2600여 개)과 개인 편의점 등이 있지만 매장 수가 많지 않다. 업계 1∼4위가 모두 액상 전자담배를 사실상 ‘퇴출’하면서 재고가 소진되면 향후 편의점 매장에서는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쥴랩스 본사와 번스 전 CEO는 유해성 논란이나 마케팅 방식 등 쥴을 둘러싼 각종 이슈와 관련해 지난달 말부터 미국 연방검찰·연방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언제쯤 결론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심각하게 논의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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