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 발간회에서 모습.(사진=정창규 기자)
지난 14일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 발간회에서 모습.(사진=정창규 기자)

[뉴시안=정창규 기자]미식업계의 바이블로 불린 미쉐린 가이드가 최근 언론에 ‘별 장사’ 의혹을 제기한 윤가명가 윤경숙 대표에 대해 법적대응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의혹이 제기된 지 12일 만이다.

앞서 미쉐린 가이드는 지난 14일 ‘미쉐린 가이드 2020’ 서울편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법적 조치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미쉐린 가이드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한 레스토랑(윤가명가)이 일방적으로 전파하고 있는 주장은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 아니며, 미쉐린 가이드는 물론 관계된 레스토랑들의 명예와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 “왜곡된 내용에 대해 이의제기 등 대응 중이며 그 밖에 필요한 법적 대응도 검토해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쉐린은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는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미쉐린은 “독립성은 미쉐린 가이드의 핵심가치이며, 이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는다”며 “미쉐린 가이드의 모든 평가원은 미쉐린의 직원이며, 엄격한 내부 규정에 의거해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쉐린 가이드는 미디어에서 의혹을 제기한 어떠한 컨설팅 활동도 하고 있지 않으며, 선정의 대가로 어떠한 금품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미쉐린 가이드의 최종 평가는 협의체에 의한 만장일치 방식으로 결정되며, 한 개인의 의견에 의한 결정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미쉐린은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인 컨설턴트(어니스트 싱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미쉐린은 “한 레스토랑(윤가명가)에서 ‘미쉐린 가이드 측이 레스토랑 오픈을 제안했으며, 미쉐린 가이드 스타 선정에 도움을 주겠다며 고가의 컨설팅을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주장으로, 컨설팅을 제안한 당사자인 어니스트 싱어씨는 미쉐린과 어떠한 계약관계도 없는 인물이다”고 못박았다. 이어 “그는 미쉐린 가이드의 스타 레스토랑 선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으며, 관여된 바 역시 없다”면서 “미쉐린은 해당 인물과 동일 시 될 수 없고, 제3자의 부적절한 활동에 대해서는 대신 답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쉐린 가이드는 해당 의혹에 대해 앞서 지난 2018년 말 이미 자체 사실확인 절차를 거쳤다고 강조했다.

미쉐린은 “해당 의혹에 대해 지난해 말 한 언론보도를 통해 인지한 이후 내부적으로 즉각 사실확인 절차를 거쳤다”며 “그 결과 미쉐린 내부의 어떤 부당행위나 미쉐린 직원의 규정 위반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고, 내부의 기밀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증거 역시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쉐린 가이드의 임원진들은 업계의 다양한 관계자들과 교류를 하고 있으며, 이 같은 과정 속에서 30년 이상 아시아 지역에서 와인 수입상으로 활동한 어니스트 싱어씨와도 각종 행사 및 디너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난 바 있다”면서 “이는 여타 업계 관계자들과의 만남과 다를 바 없는, 일상적인 교류”라고 덧붙였다. 

미쉐린은 “분명히 밝힐 수 있는 부분은 미쉐린 가이드는 어니스트 싱어씨를 비롯한 관련 컨설턴트들과 어떠한 형태의 계약 관계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미쉐린 가이드는 제3자가 평가에 개입할 수 없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외부 컨설턴트와 유착 의혹이 불거진 미쉐린 가이드 직원에 대해서도 미쉐린은 “2016년 9월 미쉐린을 개인적인 사유로 퇴사한 후 미쉐린 가이드의 의사 결정 과정에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미쉐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산은 바로 지난 120년 동안 쌓아온 레스토랑, 파트너, 그리고 독자와의 신뢰”라고 말했다. 이어 “신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이러한 미쉐린 가이드의 원칙과 시스템을 앞으로도 견고하게 유지해 미쉐린을 믿고 선택한 독자와의 약속을 변함없이 지켜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미쉐린 가이드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한식 레스토랑 윤가명가의 윤경숙 대표가 “미쉐린 브로커로 추정되는 미국인 어네스트 싱어로부터 컨설팅 비용을 요구받았고, 이를 거부하자 미쉐린 가이드 등재가 취소됐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또 지난 15일에는 어윤권 셰프가 ‘미쉐린 트래블 파트너’를 ‘모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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