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왼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뉴시스)
이재현 CJ그룹 회장(왼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뉴시스)

[뉴시안=정창규 기자] 신세계, 현대백화점 그룹의 인사가 매듭지어진 가운데 유통업계 맏형격인 롯데그룹과 CJ그룹의 임원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과 롯데그룹이 이번주를 전후해 정기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시행한다.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는 19일로 확정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롯데그룹 임원 608명 중 약 2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유통 부문 임원진을 대대적으로 손볼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부회장별 거취와 역할는 물론 계열사 대표도 절반 정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대법원 판결로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실전형 인사를 전진배치하는 등 고강도 쇄신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주와 함께 호텔·서비스, 유통, 식품, 화학 등 4개 BU로 구성돼 있다. 부회장은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64), 송용덕 호텔·서비스 BU장(64), 이원준 유통BU장(63)이 맡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신동빈 회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부회장단과 각 BU(Business Unit)장별 거취와 역할의 변화이다. 이와 관련해 신 회장이 일부 부회장과 면담하며 '용퇴' 의사를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게 유통BU(Business Unit) 부회장 교체다. 계속된 쇼핑 부문 실적 부진과 부회장이 1956년생으로 최근 유통업계 세대교체 대상으로 언급되는 1950년대생이라는 점도 퇴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 롯데쇼핑 1~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1% 줄었다.

후임으로는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물망에 올라 있다. 먼저 강희태 대표는 안정적인 리더십에 구설도 없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유통BU장으로 강 대표가 가게 되면 쇼핑 부문 계열사에 연쇄 이동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임원진 세대교체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이동우 대표도 차기 유통 BU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대표는 1960년생이라는 점에서 최근 유통가의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특히 롯데백화점 출신이라는 점과 롯데하이마트라는 주요 계열사 수장을 맡아온 만큼 유통사업에 대한 경험, 이해도 등도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입사연도가 강 대표보다 더 빠르다는 점도 이 사장의 ‘유통 BU장 등극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CJ그룹은 이르면 이달 중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CJ그룹의 이번 인사의 핵심은 '업무의 효율성'이다. 연이은 인수·합병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어 지주사 역할 조정을 비록한 조직 개편에 맞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지난해 70여명을 새로 임원에 임명하는 등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임원 승진을 최소화할 듯 보인다. 지주사 조직도 대폭 축소한다. 특히 CJ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400명 수준 지주사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고, 이들을 각 계열사로 복귀시킨다는 방침이다.

최대 관심사는 핵심 계열사 CJ제일제당 임직원들의 거취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줄어들었다. 지난 2월 말 미국 슈완스컴퍼니를 2조원에 인수하며 차입금 부담이 커지고, 주력 사업인 식품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CJ그룹은 최근 주력 계열사를 중심을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이 같은 전략을 수정해 내실다지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 CJ푸드빌이 지난 4월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후 CJ ENM이 CJ헬로 지분을, CJ제일제당은 지난 6일 서울 가양동 부지를 시행사인 인창개발에 1조500억원에 매각했다. CJ제일제당은 또 지난 9일 구로공장 부지를 2300억원, CJ인재원을 528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았던 롯데그룹와 CJ그룹의 경우 내부에서 적절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통의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영향은 매우 클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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