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 방안과 관련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 핵심 계열사 매각 여부를 놓고 두산그룹과 채권단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경남 창원시의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공장 내부. (사진=경상남도)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 방안과 관련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 핵심 계열사 매각 여부를 놓고 두산그룹과 채권단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경남 창원시의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공장 내부. (사진=경상남도)

[뉴시안=박현 기자]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 방안과 관련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 핵심 계열사 매각 여부를 놓고 두산그룹(이하 두산)과 채권단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로써 두산중공업의 최종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가 내달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두산은 지난달 13일 유상증자, 자산 매각, 제반 비용 축소 등을 통해 3조 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한 바 있다. 이어 두산과 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이달 중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영정상화를 위한 매각 대상과 시기 등을 놓고 채권단과 두산 측이 평행선을 지속하며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현재 채권단 측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을 매각 대상에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두산 측은 이에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두산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전기차배터리 동박 업체인 두산솔루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또 부동산투자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과 두산타워 매각 협상도 진행 중이다. 그밖에 두산의 핵심 사업부인 산업차량BG, 전자BG, 모트롤BG와 함께 두산퓨얼셀, 두산메카텍, 두산건설 등 계열사들도 매각 대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클럽모우CC 등 두산중공업 보유 골프장도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들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두산이 3조 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매각 협상 과정에서 상당수 계열사의 매각금액이 일정 부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그에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결국 두산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밥캣이나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로 내놓는 선택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를,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지분 51.05%를 보유 중이다.

그러나 두산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들 두 계열사가 실제 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매각이 현실화할 경우 두산중공업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기업으로 전락하게 되는 만큼, 미래 성장을 담보로 하지 않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채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결국 두산중공업의 최종 경영정상화 방안이 확정되기까지 두산과 채권단 간에 이를 위한 매각 대상 및 규모 등을 놓고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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