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용 SH공사 사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신규 SH 주택 정책 브랜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세용 SH공사 사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신규 SH 주택 정책 브랜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손진석 기자]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방안으로 새롭게 도입하기로 한 서울시의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의 구체적인 모델이 공개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는 12일 신혼부부, 3040세대를 포함한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꿈을 돕기 위해 새롭게 개발한 분양주택 모델인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포함한 3개의 신규 주택브랜드를 발표했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구입자금이 부족한 무주택자를 위해 처음 입주할 때는 분양가의 20~40% 수준의 일정 지분만 내고, 20~30년 장기간 거주하면서 나머지 지분을 분할로 매입해 주택을 소유하는 방식이다.

지분 적립형 주택 예시(자료제공=SH공사)
지분 적립형 주택 예시(자료제공=SH공사)

SH공사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제도 도입을 통해 20~30대를 위한 청신호주택 및 청년창업 지원을 위한 도전숙과 30~40대를 포함한 다양한 세대를 위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50~60대의 안정적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연금형 주택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택공급 체계를 선보였다.

지난 4일 정부와 서울시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논의한 이후 처음으로 공개한 분양주택 모델인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의 브랜드는 ‘연리지홈’이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취임 이후 2019년부터 서울시와 함께 신혼부부, 3040세대를 포함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과 취득부담 완화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한 깊은 고민과 연구를 통해 마련한 새로운 분양모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공사는 저이용 유휴부지 및 공공시설 복합화사업 등 신규 사업 대상지 등을 중심으로 ‘연리지홈’을 공급할 계획이다.

SH공사가 두 번째로 공개한 신규 주택 브랜드인 ‘누리재’는 50~60대 장년층의 안정적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연금형 소규모주택정비사업’ 모델이다.

현재 서울시의 단독·다세대·연립주택 52%는 경과연수가 20년 이상이며, 저층주택 자가 거주자의 58%에 해당하는 36만3000호는 60세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서울시 저층주거지는 주택의 노후화와 집주인의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2019년 SH도시연구원에서 50대 이상 노후 단독‧다가구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는 노후준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67%는 상황에 따라 주택을 처분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금형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이러한 주택의 노후화와 집주인의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 중인 저층노후주거지 특성에 맞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 모델로 자율주택정비사업에 참여하는 노후주택소유자가 원할 경우 기존 주택을 공공에 매각 후 공공임대주택에 재정착하면서 매각대금에 이자를 더해 10~30년 동안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는 모델이다.

연금형 소규모주택정비사업 누리재는 ‘저층주거지 재생을 위한 자율주택정비사업’과 ‘고령사회 주거자산기반 노후소득보장’을 결합한 모델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60세 이상 집주인이 원할 경우 기존 주택을 공공에 매각하고, 해당 부지에 건설되는 공공임대주택에 재정착하면서 매각대금에 이자를 더해 10~30년 동안 연금처럼 분할 수령할 수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연금형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월지급금 시뮬레이션 결과 종전 자산 지분이 작거나 비례율이 낮아 추가 분담금을 낼 여력이 없는 고령자도 경제적 손실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자산평가액이 2억7700만원인 집주인이 30년 연금형을 선택할 경우, 공공임대주택 재정착을 위한 보증금과 월임대료를 선공제한 후 66만~77만원을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보증금을 매각가에서 공제하지 않고 별도 납부할 경우 77만~89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SH공사가 발표한 생애주기별 주택 브랜드(자료제공=SH공사)
SH공사가 발표한 생애주기별 주택 브랜드(자료제공=SH공사)

이 외에 SH공사는 청신호 주택과 더불어 20~30대를 위한 주택으로써, 청년들의 창업도전을 지원하기 위한 기존의 도전숙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한 도전숙 시즌2 ‘에이블랩(ablab)’도 공개했다.

‘도전숙’은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주거와 사무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임대주택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라는 뜻이며, 1인 창조기업 및 예비창업자를 위한 직주일체형 창업지원주택이다.

SH공사는 2014년 성북구를 시작으로 현재는 은평구, 성동구, 서대문구 등 총 10개 자치구에 563호의 도전숙을 조성했다. 입주자는 최장 6년까지 거주 할 수 있다.

기존 도전숙 입주자들의 니즈(Needs)를 반영해 새롭게 업그레이드 한 도전숙 시즌2 에이블랩에는 캠퍼스타운 인근 창업 클러스터 조성, 자치구-대학-SH 3각 협력강화, 건설형 도전숙 사업참여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신규 평면개발 등이 포함될 계획이다.

특히, 공사는 제1호 에이블랩 공급을 위해 노원구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지난 7월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캠퍼스 일대에 에이블랩과 도전선을 집적하고, 공공 부문과 대학이 협력하여 창업밸리를 조성하는 ‘창업 클러스터 조성사업 모델’을 구축 중에 있다. 또한 모델수립에 따른 시범사업도 시행할 계획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지난 8.4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정책 발표 이후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의 주택수요 충족에 적합한 모델”이라고 평가하며 “특히 연리지홈은 최근 급증한 주택 ‘패닉바잉’ 현상을 진정시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매제한 기간 설정에 따른 제도의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매제한 기간 및 매각 가능 시점을 길게 설정하면, 거주 이전을 과도하게 제한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점과 기간을 짧게 하면 특혜 논란‧투기 꼼수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지적이다. 이러한 빈틈을 어떻게 보완하는 가에 따라서 성공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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