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인수전은 국내 기업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의 매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시스
홈플러스 인수전은 국내 기업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의 매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참고사진=뉴시스)

[뉴시안= 손진석 기자]홈플러스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산점, 대전 탄방점, 대전 둔산점 폐점 매각을 결정 한 것에 대해 노동조합 측이 부동산 투기라고 주장하며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해 3개 내외 점포의 자산유동화를 진행 중에 있다. 자산유동화는 기본적인 경영활동과 고용관계 보장을 위해 필수적인 절차”라고 강조하며 “노조가 회사의 앞길을 막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직원들의 고용안전과 복지향상을 위해 존재하는 노동조합이 오히려 홈플러스와 그 회사 직원들의 앞길을 가로막고 서 있다”며 “벼랑 끝에 내몰려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위기의 홈플러스가 탈출할 길을 막고, 오히려 벼랑 끝에서 밀어내고 있는 장본인은 오히려 ‘내부’에 있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생존에 대한 논의에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인 마트노조가 개입해 과격한 의견을 개진하면서 2만4000여명 직원들의 생활터전인 회사를 불안정하게 뒤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오프라인 유통업 불황과 코로나19 영향으로 급격한 매출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2019년 매출액이 2018년 보다 4.69% 감소한 7조3002억원, 당기순손실은 532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됨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 방문 객수가 지속 감소하고 있다.

불안한 사업환경이 지속되며 발생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7월 확정된 안산점, 대전탄방점에 이어 대전둔산점까지 자산유동화를 확정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진행해 올라인(All-line) 유통업체로 전환하기 위한 자금 상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 했다.

문제는 노조가 부동산 시장에 내놓은 대형점포들의 매매계약이 체결되자 매수 기업 본사 앞에서 계약을 철회하라며 집회를 진행하면서 발생했다.

노조는 이미 부동산을 매도한 기업 노조라는 사람들은 집 앞까지 찾아가서 이미 납부했을 수백억단위의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철회하라는 등의 집단행동을 이어갔다. 또한 시민단체와 손잡고 시청‧시의회를 찾아가 해당 부동산에 기존 1100%까지 허용했던 용적률을 400%로 낮추라며 건물을 올리기 어렵게 법(조례)를 고치라는 압박을 하는 등의 활동으로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 안산시는 일반상업지구 내 주상복합 개발만을 제한하는 조례 개정안을 상정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용적률 1100% 자체는 유지해 순수 상가 건물(복합쇼핑몰 등) 신축시 용적률은 종전대로 제한 없이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주거용 공간과 상가건물이 결합된 ‘주상복합’인 경우만 용적률을 제한하는 것은 이례적인 조례라는 것이다.

홈플러스 노동조합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안산시 일부 시민단체의 홈플러스 안산점 매각 반대로 인해 갑작스럽게 상정한 조례 개정 추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이 이제는 ‘노조’의 역할을 넘어 정치적 이익집단으로 성장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홈플러스는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자산유동화가 이뤄져야 안정적인 자금 확보로 기업의 정상운영은 물론 고용관계도 유지할 수 있다”며 “오히려 노조가 회사의 정상적 경영을 위협하는 것을 넘어 동료직원들의 고용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심지어 둔산점, 탄방점도 동일한 방법으로 자산유동화를 저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노조의 대화상대는 홈플러스다. 하지만 홈플러스 노조는 주주사인 MBK파트너스도 비난하고 있다”며 “주주사가 부동산 투기를 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만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의 주장처럼 부동산 투기를 한다면 시세 변동을 예상해 부동산 매입 후 판매를 통한 차익을 얻어야하는데 홈플러스의 자산유동화는 영업활동을 위해 수년간 보유한 당사 자산을 긴급한 유동화 필요에 의해 객관적 가치‧시세에 따라 유동화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부동산 시세 급상승을 조성하거나, 급상승을 기대하고 부동산을 매입한 후 시세차익을 위해 급매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폐점된 매장 직원에 대해 홈플러스는 직원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노조는 ‘못 믿겠다’고 버티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강제 전환배치와 부서 통합운영 등을 진행하면서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강제전환배치와 부서통합운영을 실시해 퇴사를 부추기고 있다. 그동안 직원 4500여명이 감축됐다”며 “사실상 희망퇴직을 요구하는 것이고 강도 높은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해당 점포 영업이 안타깝게 종료되지만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절대 없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전환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각 사업장들의 현황과 직원들의 출퇴근 거리까지 고려한 면담을 진행하고 전환배치에 따른 직원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언급했다.

노조는 황금연휴와 명절연휴에도 기습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자산유동화를 진행하면서 임원들의 직접 임금 삭감 등 실적 개선을 위한 다양한 대책도 내놓고 있다. 홈플러스는 경영 위기와 노사 갈등까지 겹쳐 하반기 실적 개선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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