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사진=뉴시스)
김정주 NXC 대표.(사진=뉴시스)

[뉴시안= 정창규 기자]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울 정도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게임 기업 넥슨의 창업자 김정주 NXC 대표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1위 ‘빗썸(빗썸코리아)’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014년 설립된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은 지난해 8월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준비하고 있었다. 기업 가치는 5000억 원대로 거론됐지만 몇 달 사이 매도자의 가격 눈높이는 더 올라간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빗썸은 활황기였던 2018년 상반기 당시의 기업가치는 약 4000억원이었다.

빗썸의 주요 주주는 빗썸홀딩스(74%), 비덴트(10%), 옴니텔(8%)이다. 현재 이정훈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의장 등이 가진 지분 약 65%를 인수하면 빗썸의 경영권을 갖게 된다. 특히 빗썸은 지난해 말 기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해 스물일곱 종류의 코인을 174억원어치 보유하고 있어 이들 자산 가치 역시 상승했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의장은 과거 빗썸 인수를 추진했던 BTHMB가 발행한 BXA 토큰의 투자자와 토큰 발행업체인 BTHMB 지분 투자자의 소송도 걸려있다. 이 의장은 사기 혐의 외에 재산국외도피(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7일(현지시간) CNBC가 인용한 코인메트릭스 자료를 보면, 이날 오후 1시15분께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4만188달러(약 4389만원)에 거래됐다. 하루 만에 13.1% 오른 수치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1년 남짓 사이 460% 이상 폭등했다.

이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 4만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팬데믹 이후 천문학적인 유동성이 풀리면서 주요 기관들마저 매수에 나서자 연일 급등 기류를 보이고 있다. 이에 거래소들의 몸값도 덩달아 뛰고 있는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의장은 김정주 NXC 대표와 물밑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해 2월 설립한 핀테크 기업 ‘아퀴스(Arques)’를 통해 퀀트(수학 기반 알고리즘 투자)와 가상화폐를 결합한 사업모델 구축하는 등 예전부터 가상화폐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앞서 지난 2017년에는 지분 60% 이상을 확보하며 국내 최초 코인 거래소인 코빗을 인수했다. 이어 이듬해 유럽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스탬프도 인수했다. 같은해 미국의 가상자산 중개회사 ‘타고미’에 투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이번에 1위 빗썸까지 인수한다면 넥슨의 가상화폐 시장 장악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해 11월까지 꾸준히 김정주 대표를 검찰에 고발해 왔다. 김 대표가 가상화폐거래소 코빗을 운영하면서 업무상 배임을 저지른 의혹이 있다는 것. 당시 투기자본감시센터는 “NXC 임원 김정주와 유정현은 2017년 9월 960억원에 코빗을 인수했으나 코빗에 대한 NXC의 장부가가 2017년 964억원에서 2018년 185억원으로 감소해 779억 원이 손상차손 처리되면서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NXC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연락를 취해 봤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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