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 구본성 아워홈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왼쪽), 구본성 아워홈 대표이사. (사진=뉴시스)

[뉴시안= 박은정 기자]'남매의 난'으로 시끄러웠던 아워홈이 세 자매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아버지 구자학 회장과의 갈등과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범LG가 가풍 영향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막내딸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의 아워홈 복귀가 확정됐다. 반면 보복운전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구본성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은 해임됐다.

아워홈은 4일 주주총회를 열고 구지은 전 대표가 제안한 구본성 부회장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신임 대표이사로 구 전 대표가 선임됐다.

주총에서는 구 전 대표가 제안했던 신규이사 선임안과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 등도 통과됐다.

구 전 대표는 이날 21명에 달하는 신규이사를 선임했다. 기존 아워홈 이사 수는 11명이었으나, 구 전 대표의 인사 21명이 더해지면서 총 32명으로 구성됐다. 이에 이사회 과반이 구 전 대표의 라인으로 이뤄지게 됐다.

아워홈 지분율도 사실상 구 전 대표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아워홈 지분율은 4남매중 장남인 구 부회장이 38.56%로 최대주주다. 그러나 장녀 구미현(19.28%), 차녀 구명진(19.6%), 삼녀 구지은(20.67%)씨 등 세 자매의 지분을 합하면 구 부회장의 지분율을 뛰어 넘는 59.55%다. 

특히 이번 구 부회장의 해임안을 두고 세 자매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구미현 씨는 지난 2017년 경영권 분쟁에서 구 부회장 편에 섰지만, 이날 주총에서는 구 전 대표의 편에 섰기 때문이다. 

구미현 씨가 태도를 바꾼 것에 대한 정확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구 부회장의 보복운전 혐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구 부회장은 보복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운전자를 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아워홈은 수년간 경영권을 둘러싸고 남매의 난이 불거졌다. 구 전 대표는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4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권에 참여했지만, 구 부회장이 2016년 경영에 개입하면서 밀려나게 됐다.

이후 구 전 대표는 사보텐과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캘리스코를 운영했으나 오빠인 구 부회장과 지속적인 갈등이 일어났다. 2019년 구 부회장은 아워홈이 캘리스코에 공급하던 식자재마저 중단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